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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 리허설장에 들어선 90개의 격납고

입력
2020.09.20 15:00
수정
2020.09.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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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40m가량의 기다란 격납고 'ㄷ'자 배치
열병식 리허설 중 신형 무기 유출 방지 추정
격납고 앞 아스팔트에 무수한 타이어 자국

열병식 리허설장으로 알려진 평양 미림비행장에 최근 완공된 격납시설의 8월 31일 촬영 위성사진.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격납고가 약 90개로, 큰 것은 길이가 약 40m에 달한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열병식 리허설장으로 알려진 평양 미림비행장에 최근 완공된 격납시설의 8월 31일 촬영 위성사진.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격납고가 약 90개로, 큰 것은 길이가 약 40m에 달한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열병식 리허설장으로 알려진 평양 미림비행장에 최근 완공된 격납시설의 8월 31일 촬영 위성사진(오른쪽)과 지난해 11월 2일 촬영한 구글어스 이미지. 38노스 홈페이지ㆍ구글어스 캡처

열병식 리허설장으로 알려진 평양 미림비행장에 최근 완공된 격납시설의 8월 31일 촬영 위성사진(오른쪽)과 지난해 11월 2일 촬영한 구글어스 이미지. 38노스 홈페이지ㆍ구글어스 캡처

북한의 열병식 리허설 장소로 알려진 평양 미림비행장 주변에 최근 무기 격납고로 보이는 대규모 시설이 들어섰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 1일 공개한 위성사진(8월 31일 촬영)을 보면, 가로 폭이 500여m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 내에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격납고 90여개가 'ㄷ'자 형태로 잇따라 배치돼 있다. 큰 격납고의 길이는 40여m, 작은 것도 25m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격납고의 폭이 좁고 길이가 긴 것으로 미루어 주로 미사일류 무기를 보관하는 시설로 보인다.

38노스는 지난 15일 미림비행장에 길이 37m, 폭 7m의 대형 임시시설이 최근 세워졌으며, ICBM급 미사일의 이동식발사대(TEL)을 보관할 수 있을 만한 규모라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이 공개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90여개에 달하는 격납고가 실제 ICBM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열병식에 동원된 핵심 무기 등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는 용도일 가능성은 높다. 해당 부지는 과거 열병식을 앞두고 전차와 군트럭 등 대형 무기와 장비의 대기 장소로 사용돼 왔다. 따라서 위성 사진에 의한 등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격납고를 빼곡히 짓고, 부지 주변에도 담장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열병식 리허설장으로 알려진 평양 미림비행장에 최근 완공된 격납시설의 8월 31일 촬영 위성사진.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격납고 앞쪽으로 대형 트럭이 오간 타이어 자국이 선명하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열병식 리허설장으로 알려진 평양 미림비행장에 최근 완공된 격납시설의 8월 31일 촬영 위성사진.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격납고 앞쪽으로 대형 트럭이 오간 타이어 자국이 선명하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31일 촬영한 평양 미림비행장 열병식 준비 모습.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31일 촬영한 평양 미림비행장 열병식 준비 모습.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8월 3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자세히 보면, 격납시설의 아스팔트 바닥 위에 시커먼 타이어 자국이 무수히 남아 있다. 일부 격납고의 경우 두 줄의 선명한 타이어 자국이 격납고와 연결돼 있어 대형 이동수단이 최근 격납고를 들락날락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촬영된 다른 사진을 보면, 김일성광장을 모방한 인근 공터에서 차량 수 백대와 수 만명에 달하는 병력이 행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이미 여러 종류의 대형 무기가 열병식 리허설에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는 지난해 11월 2일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이 촬영될 때까지만 해도 아무 시설도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그런데 지난 5월 13일과 6월 6일 촬영된 위성사진 속에서는 대규모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맨땅 위에 새로운 진입로가 생기고 파란색 임시막사와 건설 장비, 차량이 오갔다. 당시만 해도 기초공사가 수준이었으나 불과 2~3개월 만에 완공된 점으로 미루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신무기 노출을 꺼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13일 촬영한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 위성사진.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월 13일 촬영한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 위성사진.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한편, 미림비행장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나 태양절 등을 앞두고 수만 명의 병력이 모여 열병식 리허설을 하는 장소다. 이곳에는 김일성광장과 사열대를 그대로 모방한 '연습장'도 조성돼 있다. 주요 외신이나 대북 전문가들은 미림비행장에 동원된 리허설 병력의 규모와 동원 무기 등을 통해 북한의 대내외 전략을 점쳐 왔다.

최근 잇따른 수해로 내부결속에 전념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열릴 열병식에서 신형 ICBM 등 신무기를 공개할지 여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격납시설이 완공됨에 따라 신무기의 등장 여부는 물론, 열병식의 규모마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6월 6일 위성사진에 포착된 평양 미림비행장 공사 현장.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6월 6일 위성사진에 포착된 평양 미림비행장 공사 현장.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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