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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위해 일한다며 절반이 '서울 노른자 아파트' 소유

입력
2020.07.02 11:00
수정
2020.07.02 11: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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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용산 여의도 등 부자동네 집중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 한국형 특징"
고수익 비상장주식 보유 다선 의원도


서울에 부동산을 소유한 지방 국회의원들의 재산 포트폴리오에서는 ‘한국형 부자’들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한 채에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주택이나 빌딩을 보유한 의원도 있었고, 예금은 여러 금융기관에 나눠 예치했다. 주식은 우량주 위주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반인들이 구하기 어려운 비상장주식도 다수가 갖고 있었다.

한국일보가 20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3선 이상 의원과 21대 총선에 당선된 4선 이상 의원 등 국회의원 경력 10년 이상 다선 의원 98명의 재산공개 명세를 분석한 결과, 지역구가 서울이 아닌 의원 77명 중 41명(53.2%)이 서울에 아파트 등 59채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재산은 안전하고 재산 증식이 확실한 서울에 투자한 것이다.

강남 용산 여의도 등 부자동네 아파트 소유

2019년 말 공시가격 기준으로 서울에 10억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한 지방 출신 다선 국회의원은 25명에 달했다. 서울 부동산 부자 1위는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의 장병완(광주 동구남구갑) 전 민생당 의원이다. 장 전 의원은 초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한남더힐(41억4,000만원)과 강남구 일원동 목련타운(12억8,000만원)을 보유해 총 54억2,000만원의 부동산을 갖고 있었다.

한남더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남더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광림(경북 안동)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서울에만 부동산 3채를 소유하고 있었다. 서울 서초구 현대슈퍼빌아파트(14억8,000만원)와 종로구 빌딩(19억5,000만원), 종로구 상가(14억2,000만원)로 48억5,000만원에 달한다. 같은 당 김세연(부산 금정) 전 의원은 서울에 45억원 상당의 고가아파트(서초트라움하우스)를 소유하고 있었다. 대전이 지역구인 박병석 국회의장도 서울 반포에 33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전 통합당 의원은 용산구 이촌동 엘지한강자이아파트(22억원)와 마포트라팰리스 오피스텔(5억5,000만원)을 보유해 서울에 27억5,000만원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같은 당 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 전 의원은 양재빌라(12억원)와 압구정 미성아파트(11억8,000만원)를 신고해 총 23억8,000만원의 부동산을 소유했다.

울산 울주에서 17~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길부 전 의원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아파트(18억6,000만원)를, 16대 비례대표로 정치를 시작해 17,18,20대 의원을 지낸  조배숙(전북 익산을) 전 민생당 의원은 서초 아크로비스타아파트(9억8,000만원)와 서초동 수광빌라트아파트(7억2,000만원)를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김진표(경기 수원시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포우성아파트(15억원)를, 같은 당 변재일(충북 청주시청원군) 의원은 여의도 광장아파트(14억3,000만원)를 갖고 있었다.

지방이 지역구인데도 서울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다선 의원들은 대부분 강남 3구와 용산, 여의도, 마포, 목동 등 노른자 지역의 고가아파트 소유자라는 게 특징이다. 시중은행의 한 부동산전문위원은 “여윳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재산을 굳히는’ 한국 부호들의 특징이 다선 국회의원들에게서 그대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체로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인 3선 이상 의원들은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매우 안전한 재산 축적 방식인 서울 소재 아파트에 투자했고, 그것도 대부분 비싼 동네 위주”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가 20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3선 이상 의원과 21대 총선에 당선된 4선 이상 의원 등 국회의원 경력 10년 이상 다선 의원 98명의 재산공개 명세를 분석한 결과, 지역구가 서울이 아닌 의원 77명 중 41명(53.2%)이 서울에 아파트 등 59채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픽=강준구 기자

한국일보가 20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3선 이상 의원과 21대 총선에 당선된 4선 이상 의원 등 국회의원 경력 10년 이상 다선 의원 98명의 재산공개 명세를 분석한 결과, 지역구가 서울이 아닌 의원 77명 중 41명(53.2%)이 서울에 아파트 등 59채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픽=강준구 기자


?‘돈과 정보’ 양손에… 비상장주식 부자들도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의원도 다선 국회의원 98명 중 22명이나 됐다. 조사대상 4.5명 중 1명꼴이다. 정당별로는 미래통합당 의원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생당, 무소속 의원 각 3명이다.

이 중 6명은 자신이 운영했던 기업체나 가족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사례다. 비상장주식 최대 부호인 강석호 전 의원은 총 재산 163억원 중 25.7%에 달하는 42억원을 주식재산으로 갖고 있다. 철강 생산에 필요한 소모자재 생산기업인 스톨베르그&삼일의 대표를 역임한 강 전 의원은 이 회사 주식 13만6,361주와 석유화학제품 및 비철금속 도매업체인 호전의 비상장주식 56만4,000주를 신고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호전은 자본금 28억3,000만원 규모로, 강 전 의원의 부인이 대표로 있다. 초선이던 2008년 18억원 상당의 비상장주식 4종목(삼일ERC, 한국파카, 포항스틸러스, 스톨베르그&삼일)을 보유하던 강 전 의원은 이후 주식을 차례로 매각한 뒤 스톨베르그&삼일 주식만 보유해 왔다. 2018년 호전의 전신인 프로스퍼 주식을 28억원에 매수해 올해 신고분은 총 41억8,000만원이 됐다.

초선과 비교해 재산 증가액 3위를 기록한 정우택 전 통합당 의원도 과거 자신이 설립한 회사 주식을 다량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전 의원은 2004년 16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뒤 2006년 충북도지사에 당선되기 전에  공모전 정보를 제공하는 대티즌닷컴을 설립했다. 그는 지난해 말 대티즌닷컴 17만5,000주와 수도흥업 1만1,863주의 가치를 2억3,782만원으로 신고했다.

아크로리버파크 실내 사진. 한국일보 자료 사진

아크로리버파크 실내 사진. 한국일보 자료 사진


국회부의장을 지낸 주승용 전 국민의당 의원도 가족기업인 화성산업의 비상장주식을 보유했다. 본인과 배우자, 자녀들이 보유한 주식은 총 9,600주다. 주 전 의원은 2008년 8월 이 주식을 백지신탁했지만 매각이 되지 않아 주식을 보유한 채 의정활동을 이어왔다. 주 전 의원은 한국일보에 “보유 주식과 무관한 상임위로 이동한 뒤에도 백지신탁이 해지되지 않아 배당을 받지 못하다가 한참 뒤에야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국회를 떠난 그는 다시 회사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우자 비상장주식 부자 1위는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다. 윤 의원은 지난해 말 기준 배우자가 60억원 상당의 비상장주식 70만6,397주(4개 종목)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윤 의원의 부인 신경아 대선건설 대표는 가족회사인 푸르밀과 삼경축산, 대선건설, KIPM 주식을 각 12만6,000주, 9만주, 47만9,897주, 1만500주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상장되면 주가가 치솟는 일이 적지 않다. 따라서 ‘금맥’으로 불리는 주식을 유독 국회의원들이 많이 보유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상장주식은 고수익 기대감이 커서 정보를 아는 소수의 투자자들만 접근이 가능하다”며 “통상 창업 초기단계에 투자하는 일이 많아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들이 투자의 양 날개인 ‘돈과 정보’를 모두 쥐고 재산을 불린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비상장주식을 매입했다가 주식가치가 떨어지거나 회사가 폐업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의원들도 있었다. 나경원 전 통합당 의원은 2007년 신고한 법률포털 사이트 오세오닷컴 비상장주식 3,500주(350만원 상당)를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나 전 의원 측은 “오세오닷컴이 2007년 5월 폐업하면서 주식을 처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유승민 전  의원도 2006년 사교육업체인 ㈜위즈코다테크놀로지스의 비상장주식 4,898주(약 2,500만원)를 신고했으나, 이 회사가 부도 이후 청산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해당 주식이 휴지조각이 됐다.

박지연 기자
이혜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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