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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만 알았던 장애인 혈육, 경찰 도움으로 40년만에 상봉한 5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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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만 알았던 장애인 혈육, 경찰 도움으로 40년만에 상봉한 5남매

입력
2020.06.18 18: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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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헤어졌던 장애 동생을 경찰의 도움으로 다시 만난 가족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40년 전 헤어졌던 장애 동생을 경찰의 도움으로 다시 만난 가족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40년 전 가난으로 힘들어 장애가 있던 혈육을 복지기관에 맡긴 5남매가 경찰의 도움으로 다시 만났다.

1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1980년 1월 A(당시 32세)씨는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복지기관에 맡겨졌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7남매는 지체 장애가 있던 A씨를 돌볼 형편이 아니었다. 금방 다시 찾으러 꼭 오겠다는 약속도 남겼다. 하지만 이후 A씨와 연락이 끊겼고 나머지 7남매는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됐다.

그러던 중 2018년 대전에 살던 제일 큰형의 딸이 “40년 전 헤어진 아버지의 동생을 찾아 달라”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도움을 청했다. 사건은 최초 실종지역인 부산남부경찰서로 이첩됐다. 수개월 동안 조사가 진행됐으나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사건은 1년 이상 장기실종사건으로 분류돼 부산경찰청으로 넘어갔다. 장기실종사건 담당인 서인호 경사는 가족들의 딱한 사정을 알고 ‘반드시 찾아줘야겠다’는 일념으로 실종자 수사에 나섰다. A씨와 같은 연령대의 보호 신고자, 행려병자 사진 3,000여장을 일일이 대조하면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비슷한 얼굴을 찾았고 부산 동래구의 한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 사진을 가족에게 보낸 뒤 얼굴이 비슷하다는 답변을 받은 서 경사는 가족과 A씨 DNA 대조도 진행해 일치한다는 통보를 지난 11일 받았다.

A씨를 찾았다는 소식에 전국에서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걸음에 부산으로 달려왔다. 40년 만에 눈물겨운 상봉이 이뤄졌다.

그 사이 A씨 형 2명은 이미 세상을 뜬 뒤였으나 나머지 남매는 죽은 줄만 알았던 백발의 A(72)씨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가족은 A씨에게 옛날 기억을 되살려 보려고 A씨에게 옛날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A씨 누나는 “그 동안 동생이 죽은 줄만 알고 가묘까지 만들어놨다”면서 “동생을 찾아준 서 경사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가족이 많이 사는 서울로 A씨를 옮기는 방안을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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