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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또 흑인 사망에 시위 재격화… 유럽선 극우가 맞불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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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또 흑인 사망에 시위 재격화… 유럽선 극우가 맞불 집회

입력
2020.06.14 18:5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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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웬디스 매장 주변에서 13일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의 경찰 총격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웬디스 매장이 시위대의 방화로 화염에 휩싸여 있다. 시위에 나선 한 흑인 남성이 “해당 경찰을 기소하라”는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웬디스 매장 주변에서 13일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의 경찰 총격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웬디스 매장이 시위대의 방화로 화염에 휩싸여 있다. 시위에 나선 한 흑인 남성이 “해당 경찰을 기소하라”는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여파가 미국과 유럽에서 계속되고 있다. 진정세에 접어드는 듯하던 미국 시위는 경찰 총격에 의한 또 다른 흑인의 사망 등으로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유럽에선 극우세력이 반(反)인종차별 시위에 맞불을 놓기 시작하면서 물리적인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선 13일(현지시간) 수백명의 성난 주민들이 패스트푸드점 웬디스의 한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해당 매장이 불길에 휩싸였다. 전날 음주단속에 적발된 20대 흑인 레이샤드 브룩스가 체포에 불응하다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데 대한 항의시위가 격화하던 중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까지 발생한 것이다. 이날 시위는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과 일부 고속도로에서도 벌어졌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최루탄이 난무하기도 했다.

‘플로이드 사태’를 의식한 듯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시장의 수습책에 따라 지역 경찰서장은 곧바로 사임했다. 하지만 브룩스가 테이저건으로 위협하는 경찰에게서 이를 빼앗아 달아나던 중 총격으로 사망한 당시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주민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건은 분명 미국 전역에서 더 많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에서도 최근 시청 인근 나무에서 목을 매단 채 발견된 20대 흑인 로버트 풀러 사망 사건이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지난 10일 새벽 그의 주검이 발견되자 경찰당국은 즉각 자살로 결론 내렸지만, 풀러가 숨진 장소가 이례적인데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확보되지 않은 점 등 그가 혐오범죄의 희생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재조사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10만여명이 서명하자 당국은 뒤늦게 부검을 비롯한 사실상의 재수사에 나섰다.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에서 최근 팜데일 시청 인근 나무에서 목을 매단 채 발견된 흑인 로버트 풀러의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팜데일=로이터 연합뉴스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에서 최근 팜데일 시청 인근 나무에서 목을 매단 채 발견된 흑인 로버트 풀러의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팜데일=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에서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3주째 계속되는 가운데 극우진영의 반발이 덩달아 거세지는 모습이다. 특히 영국 런던에선 이날 극우파 시위대 수백명이 의회광장에 모여 처음으로 공개적인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일부 시위대는 술병은 물론 화염병까지 던지는 폭력 양상을 보였다. 경찰은 기마부대를 투입하고 연막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결과 1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극우파 시위대가 이날 광장에서 세워진 윈스턴 처칠의 동상을 지키겠다고 모인 점은 상징적이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은 상황에서 ‘동상’을 둘러싼 역사 청산 논란의 양상을 띤 셈이기 때문이다. 이날 극우파 시위에 참석한 한 변호사는 “나의 역사와 문화가 무시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파리에선 이날 시위대 1만5,000여명이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여 인종차별 반대 집회를 연 가운데 일부 극우 시위대가 인근 건물에 올라가 ‘백인 인종차별 반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거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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