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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 전미도 나온대” 매진 속출 … 코로나19 누른 팬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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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 전미도 나온대” 매진 속출 … 코로나19 누른 팬덤의 힘

입력
2020.06.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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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올해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작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올해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작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 제공

“아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최근 국립극단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갑작스럽게 홈페이지가 먹통이 된 것이다. 평범한 기술 문제가 아니었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예매창 접속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한꺼번에 몰린 탓이었다. 홈페이지 다운 사태는 국립극단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좌석은 하루도 안 지나서 다 팔렸다. 25일 개막부터 다음달 26일 폐막까지 총 28회 공연, 전체 좌석 매진이다. 공연 소개 보도자료를 준비하던 홍보팀은 순서를 바꿔서 ‘티켓 매진’ 소식부터 알리게 됐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로, 중국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이 쓴 고전 희곡을 연출가 고선웅이 직접 각색, 연출한 작품이다. 지난해 관객 설문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위로 뽑혀, 올해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작으로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거리두기 객석제로 좌석수가 줄면서 평소보다 예매 경쟁이 치열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이렇게까지 관심이 폭주할 거라곤 예상을 못해서 다들 얼떨떨해 했다”고 말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마친 배우 전미도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무대에 복귀한다. CJ EMN 제공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마친 배우 전미도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무대에 복귀한다. CJ EMN 제공

대학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도 얼마 전 티켓 대란이 벌어졌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전미도와 정문성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기존 뮤지컬 팬덤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앞다퉈 예매 사이트를 찾았다.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16회차 공연 좌석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온라인에서 티켓 불법 거래가 벌어지는 바람에 제작사가 경고문을 올리고 단속에 나섰을 정도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 ‘헬퍼봇’들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다. 앞서 전미도에게 한국뮤지컬어워드 여우주연상을 안겼던 작품이다.

16일 개막하는 뮤지컬 ‘모차르트!’의 티켓 파워도 무시무시하다. 김준수, 박은태, 박강현 등 뮤지컬계 톱스타들이 포진, 총 3,022석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빈틈 없이 채웠다. 일부 회차는 진작에 매진됐고 전체 예매율이 70%에 육박한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올해로 국내 공연 10주년이라는 화제성도 도움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인기를 모은 문태유를 비롯, 송원근, 고훈정, 고상호, 유리아 등 대학로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떼오드 제공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인기를 모은 문태유를 비롯, 송원근, 고훈정, 고상호, 유리아 등 대학로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떼오드 제공

코로나19로 사상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는 공연계에 고정 팬덤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3, 4월에는 인기 공연들도 휘청거렸지만, 지난달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팬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은 다음달 초연 개막임에도 재연작 못지않게 높은 예매율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는데, 앞서 뮤지컬 ‘팬레터’로 찰떡궁합을 보여준 한재은 작가, 박현숙 작곡가, 김태형 연출에 대한 팬덤의 지지 덕분이라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예매 취소도 이전보다 확연히 줄었다.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공연 관람을 포기하는 관객이 예전만큼 많지 않다.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한참 멀었지만 공연계가 서서히 회복되는 조짐으로 읽히기도 한다. 한 극장 기획팀 관계자는 “공연장의 철저한 방역에 대한 신뢰, 공연에 대한 갈증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공연계를 지탱해 주는 관객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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