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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으로 읽는 책] '멘들스 박스'를 만든 금손은 누구?

입력
2020.05.21 14:00
수정
2020.05.21 17:5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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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벨보이 소년 제로는 여자친구 아가사의 제과점에서 만든 ‘멘들스 박스’를 이용해 사수인 구스타브의 탈옥 계획을 돕는다. ‘MENDL’S’라는 상호명이 각 면마다 큼지막하게 적혀 있고 파란색 리본을 단정하게 묶은 이 선홍색 네모 상자는 영화 전체에서 주인공만큼이나 시선을 잡아 끌며 맹활약을 펼친다. 존재감이 너무 컸던 나머지, 실제 영화 개봉 이후에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 모조 멘들스 박스가 판매되기도 했다.

평범한 소년 해리를 마법 세계로 이끈 호그와트 입학 허가서(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쇼생크를 탈옥한 앤디가 레드에게 남긴 편지(쇼생크 탈출), 가난한 찰리를 초콜릿 공장으로 초대한 황금 티켓(찰리와 초콜릿 공장). 주인공을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게 하거나 여정의 끝에 도달했음을 알려주는 소품은 등장인물만큼이나 영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애니 앳킨스 컬렉션’(시공아트 발행)은 제87회 아카데미 미술상 수상자이자 영화 그래픽의 거장인 애니 앳킨스가 만든 170여 점의 소품과 제작 과정을 한데 모은 책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멘들스 박스부터 ‘스파이 브릿지’ 속 냉전 시대 뉴욕을 상징하는 각종 소품과 그래픽 디자인까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다양한 소품과 여기에 얽힌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실려있다. 영화에서는 찰나로 스칠지라도 이를 구현해내기 위한 디자이너의 열정과 완성품의 아름다움을 보고 있자면, 새삼 영화가 다방면의 전문가들의 노력이 투입된 종합예술임을 실감하게 된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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