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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방담]여당은 ‘야당 심판론’에, 보수야당은 ‘숨은표’에 기대

입력
2020.04.11 11: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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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10일 광주 서구 서구문화회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비닐 장갑을 끼고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제21대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10일 광주 서구 서구문화회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비닐 장갑을 끼고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21대 총선이 15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일부터 시작된 공식선거운동부터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 급속히 확산된 신종 코로나 때문에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재외국민 선거도 이미 많은 제약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정당 투표에 기호 1, 2번 정당이 사라진 유례없는 선거에 유권자들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막말 논란과 네거티브전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역대 총선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 속에 진행되는 선거다. 어떤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고,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알아보기 위해 본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이번 선거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선거운동부터 제약을 많이 받았죠.

연두 담쟁이(담쟁이)= 과거 선거운동의 전형이었던 악수와 요란한 퍼포먼스는 사라지고,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등장했죠. 아무래도 감염 예방이 모두의 최우선 숙제가 됐으니까요. ‘선거와 후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악수잖아요. 그런데 후보들은 악수를 청해도 멈칫하거나, 명함 자체도 받지 않으려고 경계하는 유권자들의 반응에 고민이 많다고 해요. 아예 악수를 청한 뒤 손소독제를 짜주는 이색 유세를 벌인 예비후보도 있었죠. ‘국난을 극복하자’는 메시지가 강조되는 상황이라, 유세차에서 캠페인송을 틀거나 거리에서 춤을 추는 유세 퍼포먼스도 잘 안 보여요. 하지만 선거일에 임박해 올수록 이런 거리두기나 조용한 유세의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종종 연출되고 있어요. 악수하고, 포옹하고,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고. 그만큼 후보들이 다급해지고 현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거죠.

광화문 찍고 여의도=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세가 유행이에요. 서울 강남갑에 나선 태구민(태영호) 통합당 후보는 2번을 찍어달라는 내용의 랩 영상을 선보였고,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최재성 민주당 후보는 “머리가 큰 후보가 유리하다”는 내용의 ‘셀프디스’ 영상으로 눈길을 끌었죠. 아예 오프라인에서 이색 복장을 하고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는데, 한복을 입고 지게를 진 모습으로 등장한 김용진(경기 이천) 민주당 후보가 대표적입니다.

여야 지도부 ‘말의 전쟁’
여야 지도부 ‘말의 전쟁’

돌아봐=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재외국민 선거도 신종 코로나 때문에 제약이 많았다고요.

담쟁이= “정부 결단을 이해할 수 있다”는 호평과 “그래도 투표권은 보장해달라”는 비판이 모두 나왔어요. 해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없게 된 분들이 큰 아쉬움을 느끼는 건 당연지사죠. 특히 재외국민 선거에 참여하려고 했던 유권자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의사표출 의향이 있는 ‘정치 고관여층’일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해당 국가에서 자가격리, 통행금지, 외출제한 등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무리해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고 설명했죠. 이에 일부 교민들은 자신의 SNS에 ‘#재외국민에게투표권을’, ‘#한표는소중합니다’ 등의 문구를 공유하는가 하면 우편투표나 전자투표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어요.

돌아봐= 정부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선거 연기 얘기도 나왔는데 결국 예정대로 진행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소통관에 소통령(소통관)=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총선 연기론'이 나오긴 했습니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즉각 “전쟁 때도 선거는 했다”며 선을 그었죠. 정부여당 입장에서도 제1야당의 이런 태도에 총선 연기를 주장하긴 힘들었을 겁니다.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여당이 총선 연기 때문에 정치공세에 휘말릴 경우 위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었으니까요.

여의도 뚜벅이= 신종 코로나 사태 자체가 불확실성, 부정적 이슈인데 여기에 총선을 연기한다고 하면 불확실성이 더 커져서 여론이 안 좋아졌을 겁니다. 정치권에서도 모든 비난의 화살을 총선 연기의 결정을 쥔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렸을 거고요. 그래서 선거 연기는 아예 카드로 거론도 되지 않았던 걸로 압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이런 국난에 ‘우리는 정상 사회다’라는 걸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었겠죠. 이런 위기 상황에서 총선을 무난하게 치러냈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생각한 것이라고 봐요.

돌아봐=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이 만들어져 논란이 됐습니다. 비난 여론이 쇄도했던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어떤 식으로 선거에 나섰나요.

영등포 청정수= 비례정당들은 선거용 버스를 모(母) 정당을 연상케 하는 색깔과 상징으로 장식했습니다.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할 수 없고, 유세 차량을 탈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규정 때문에 이를 우회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요. 당장 미래한국당 비례후보 1번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9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서울 종로 유세현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특별한 발언 없이 황 대표 옆에서 자리를 지키는데 그쳤습니다.

여의도 딸바봉(딸바봉)=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도 선거운동을 치르면서 ‘한몸’ 마케팅의 요령을 터득한 것 같습니다. 공동 선거대책위원회와 정책협약식 개최 등으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더불어시민당을 찍어 달라고 강조하고 있죠.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유세현장에는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11번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가 7일 참여했으나, 역시 공개적인 지지유세 등은 없었습니다.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후보들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죠.

여야 지도부 ‘말의 전쟁’
여야 지도부 ‘말의 전쟁’

돌아봐= 선거운동이 종반전으로 향해 가면서 각 당의 선거 판세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나오고 있죠.

담쟁이= 10일까지 각종 여론조사 추이로는 ‘야당심판론’의 바람이 다소 거센 것 같아요.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에 치르는 선거인데도 ‘정권심판론’ 보다 야당심판 의향이 더 크다는 것은 많은 것을 함의하죠. 코로나19 해결 국면에서 정부가 보여준 모습이 상대적으로 믿음직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여러 현안에 있어서 야당이 대안적인 정당, 수권정당으로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죠. 하지만 보수야당에서는 여론조사의 설계상 한계 때문에 반영되지 않은 숨은표가 총선 당일에 ‘짜잔’ 하고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통관= 과거 어느 선거보다 거대양당의 1대 1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죠.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지역구 선거에서만 120~ 130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양당 모두 최대 의석이 걸린 수도권 유세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선거 막판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 논란이 잇따라 터지면서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 선거가 기울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통합당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돌아봐= 이번 선거 이후 향후 정국은 어떻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나요.

담쟁이=어느 쪽이든 지는 쪽은 격랑 속으로 급속히 빠져들 수 밖에 없어요. 리더십 교체가 터져나올 테니까요. 여소야대냐 여대야소냐에 따라 21대 의회 권력구도와 정국 풍향도 180도 바뀌겠죠.

딸바봉= 민주당이 선거에 승리할 경우 정부에 힘이 실리겠죠. 남북문제, 검찰개혁 등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 같습니다. 반면 통합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겠죠. 2022년 대권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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