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정국진 “정당 비례대표 명부 5번 내에 청년을 할당해야”

입력
2019.09.08 15:59
0 0

[스타트업! 젊은 정치] 릴레이 인터뷰<34> 정국진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후보

※ ‘스타트업! 젊은 정치’는 한국일보 창간 65년을 맞아 청년과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여의도 풍토를 집중조명하고,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 중심의 국회를 바로 보기 위한 기획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한국일보 홈페이지(www.hankookilbo.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 한국일보]정국진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후보는 “인위적으로라도 청년 정치 참여를 담보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조희연 인턴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정국진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후보는 “인위적으로라도 청년 정치 참여를 담보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조희연 인턴기자

“법으로라도 청년의 비례대표 순번을 보장해주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5번 안에 청년 1명은 꼭 들어가야 해요.”

정국진(33)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후보는 ‘청년 비례대표제’를 확대해서라도 청년이 정치 신인으로 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실적으로 청년이 경선이든 전략공천이든 현직 기성 정치인을 이기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으로라도 활로를 뚫어줘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왜 청년비례대표의 확대를 주장할까. 정 전후보를 최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만나 물었다.

◇이하 일문일답

-지난해 전국청년위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피선거권 연령 하향 공약을 냈었어요. 현재 국회의원, 지방의원, 기초단체장 등 피선거권이 만 25세 이상인데 근거가 없는 구식 잔재라 생각했어요. 만18세로 선거권 하향시 국회의원이 안 되면 지방의원이라도 같은 연령대로 맞추는 걸 생각했어요. 25세라는 연령 제한에 걸려서 여성은 20대 초반에 사회에 나오기도 하는데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가 없잖아요.”

-대한민국 국회에서 낮은 청년 대표성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다.

“청년 전체가 1% 국회의원으로 대변되는데 이렇게 과소대표되는 집단이 없어요.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청년들의 정치 진출 활발하게 해야 해요.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있어요. 기성정치인들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아래 세대와 소통하기가 어렵잖아요. 청년들이 자신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2010년에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걸로 이어졌다고 봐요. 하지만 요즘의 지지율 하락은 이후로도 청년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지지를 철회하는 양상이라 판단해요.”

-청년 목소리가 제도권 정치에 조금 더 대변되려면

“현재 당정청과 청년 사이 간극을 메울 정치인이 필요해요. 지난해 전국청년위원장에 출마한 이유도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였어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청년의 목소리가 보이지 않아요. 청와대가 청년소통정책관이라는 자리를 마련한 이유에요. 지난해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이나 젠더 갈등 등 여러 이슈에 있어서 청년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충분한 작업이 부족했어요.”

-구체적으로는

“평창올림픽 단일팀 논란과 관련해서 기존 정치권은 이전 보수정부 동안에 상대적으로 반북적인 사회 분위기와 교육의 영향을 받아서 청년들이 단일팀에 반대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실 제 생각엔 그것보다 과정의 공정함이라는 감각을 건드렸기 때문이었는데, 이를 즉각 파악하지 못해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어요. ‘20대 남성 보수화’ 문제도 마찬가지에요. 정치권은 교육의 탓을 하거나, 애초에 정치에 관심이 없는 계층이라며 이들 탓을 해요.”

-청년 목소리가 제도권 정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을 해결할 방법은.

“청년들 스스로 목소리 내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정치인이 돼야죠. 청년의 목소리를 대신 말할 수 있는 ‘대신 맨(man)’이 필요해요. 저는 정치인을 목소리를 대신 내주는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대신 맨’이 청년 세대에는 없어요.”

- 정당 내에서 활동하면서 한계나 어려움 느낄 때는 언제인지.

“선배 정치인과의 관계요. 청년 정치인이 자신의 경쟁자가 될 수 없게끔 않게끔 틀에 가둬놓곤 하거든요. 때에 따라서는 청년들이 장식품으로 전락하기도 해요. 비서, 보좌진으로 쓰이거나, 행사가 있을 때 젊음, 소통의 이미지를 위해 동원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청년 정치인 입장에서는 그런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정치를 계속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순응해요. 아마 선배 정치인들도 같은 과정을 겪었겠죠.”

- 당내 청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목은.

“어디 가서 ‘청년 정치인’이라 소개하면 당에서 돈이 많이 나오느냐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아요. 물론, 당연하게도, 한 푼도 안 나와요. 청년 정치인을 위한 장학금 차원인 청년 정치 기금 제도가 전혀 없어요. 저는 인터넷 언론매체 객원기자로 돈을 벌거나, 북한학 전공을 살려 통일 평화를 주제로 특강을 해 생활을 유지하고 있어요. ‘연애를 포기했다’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사실 금전적 여유가 없는 까닭이 커요. 정치적 지위를 얻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청년들이 정치에 뛰어들 텐데 사실 선배 정치인의 강력한 후원 없이는 어려운 일이죠.

- 정치를 하는 데 왜 돈이 많이 드는가.

“선거를 예로 들자면 선거 비용은 선거 대상 범위와 선거 크기에 따라 달라요. 당내 전국청년위원장 선거 출마 당시, 31만 명 청년 권리당원들한테 단문 문자 하나만 보내는 데에도 300만 원이 들었어요. 후보자 등록과 경선 비용 합계는 250만 원이었고요. 금액을 낮추면 후보자가 난립하는 등 여러 문제 상황이 충분히 짐작되긴 해요. 하지만 아이디어가 아닌 돈을 가지고 경쟁을 하게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청년 정치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 가장 시급한 변화 뭔지?

“정책 결정 과정에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거죠. 청년 문제뿐만 아니라 특정 주요 정책이 청년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려하고 청년의 입장을 반영하도록 해야 해요. 이 점에서 청년소통정책관 제도가 좋은 제도적 모델이 될 수 있어요. 제도가 확대되면 각 부처, 기관, 정당 등 정책 결정 집단에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청년이 정책 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그것에 익숙해져야 해요. 젊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인 만큼 중요한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죠.”

조희연 인턴기자, 정리=한채영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