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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인사이드] 호텔경영 40년 정상의 노하우, 이젠 해외로 해외로…

입력
2019.01.20 17:00
수정
2019.01.20 22:0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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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해외서만 작년 매출 1조원 달성

2015년 7월 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은 하루 종일 삼엄한 분위기였다. 15년 만에 서울에 새로 생기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최종 프레젠테이션(PT) 심사가 이곳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인재개발원 측은 정문 출입자 신원을 일일이 확인해 기업당 차량 3대와 PT 참여 인원 10명 정도의 출입만 허락했다. 최종 PT는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담당했기 때문에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입찰에 참여한 주요 유통기업 CEO들도 모두 이곳으로 모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이날 PT 장소에 깜짝 등장했다. 입찰기업 중 회사 오너가 직접 현장에 나온 것은 이 사장이 유일했다. 평소 공개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이 사장은 취재진이 몰린 현장까지 직접 방문하면서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삼성 오너 일가인 이부진 사장이 취재진 카메라 앞에 서는 등 면세점 사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PT장 분위기가 호텔신라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며 “현대산업개발과 손잡은 호텔신라는 최종 심사 끝에 그 해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추가로 획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국내에 제대로 된 호텔이 필요하다’는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뜻에 따라 1979년 설립된 호텔신라는 그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서울 총회, 핵안보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글로벌 행사를 치렀고,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VIP 호텔로 지정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호텔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국내 대형 호텔들이 대부분 외국 브랜드를 빌려 쓰는 상황에서 호텔신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40년 가까이 호텔업계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호텔신라는 서울과 제주에 호텔 2곳을 직접 운영하고 있고, ‘신라스테이’라는 브랜드로 전국에 11개 비즈니스 호텔을 임차운영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또 다른 사업 축은 면세점 사업이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서울에 면세점을 처음 개점한 호텔신라는 이후 1989년 제주, 2008년 인천공항점 등을 잇달아 오픈 하며 롯데와 함께 국내 면세점 업계 ‘빅2’로 부상했다. 특히 2010년 이부진 사장이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호텔신라의 면세점 사업에는 더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렸다.

이부진 사장의 현장 지휘 아래 2015년 서울 용산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오픈한 호텔신라는 2013년부터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 등 주요 해외 공항으로도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인천과 창이, 첵랍콕 등 3개 공항 면세점의 연간 이용객은 약 2억명에 달한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해외 면세점 사업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주요 글로벌 공항 면세 사업자로서의 위상도 확보했다.

면세점 사업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한 호텔신라는 올해부터는 본업인 호텔업을 통해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한다.

신라호텔은 이르면 올해 말 베트남 다낭에 신라 브랜드(신라 모노그램)로 호텔 문을 연다. 이후 동남아시아, 미국, 중국 등 해외 10여 곳에 진출해 글로벌 호텔로 도약할 계획이다. 특히 2021년에는 글로벌 기업이 몰려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200여개 객실 규모의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을 오픈 할 예정이다.

호텔신라의 해외 진출 확대는 위탁경영 방식으로 진행된다. 위탁경영 방식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호텔경영 노하우가 있는 업체에 호텔 운영을 맡기는 것으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사업 리스크를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사업의 해외 진출은 지난 40년간 국내 최고 호텔을 운영해 온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면세점 사업과 호텔업을 두 축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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