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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수익내는 대상으로만 여기면 한류 미래 없다”

입력
2019.01.08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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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10년 넘게 활동… 한명희 화런영상 대표 

한명희 중국 화런영상 대표.
한명희 중국 화런영상 대표.

중국은 상품뿐만 아니라 문화 측면에서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소비시장이다. 그간 한류는 중국 대중문화 소비시장의 대표 상품이었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이 불거지면서 중국은 사실상 한류에 대해 문을 걸어 닫았다. 사드 갈등의 여파는 롯데그룹의 고전에서 보듯 경제분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부터 한류에 대한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지만 한류가 영광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동서대 영상학과 교수 출신으로 10년 넘게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명희 화런(華人)영상 대표는 7일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국을 수익을 내는 대상으로만 여긴다면 한류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반복해서 “중국 문화산업을 한류와 함께 커가는 동반자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뿐만 아니다. 베이징(北京)에서 연예계 진출을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아이돌 댄스를 가르치는 박모(36)씨도 “중국 젊은이들은 더 이상 한류를 우월하다고 여기지 않으며 일방적으로 한류를 따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편법이긴 한데 겨울방학을 맞아 한국의 유명 아이돌 그룹을 트레이닝했던 코치를 모셔왔는데도 이전 같은 뜨거운 반응은 아니더라”고 전했다.

사실 중국의 문화산업 규모는 매년 급증하고 있고 콘텐츠 양과 질도 풍성해지고 있다. 지난해 중일관계가 일부 개선되면서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고, 미국 콘텐츠에 대한 열광은 여전하다. 게다가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중국 특색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데 정책 목표를 맞추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류에 대한 규제를 모두 풀더라도 한류가 이전처럼 일방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실제 일부 문화 콘텐츠 영역에선 중국이 우리를 앞서기도 했다. 전세계 2D 및 3D 애니메이션의 하청공장이었던 중국은 어느새 VFX(특수시각효과)를 비롯한 최첨단 영역에서 헐리우드를 따돌리고 글로벌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한 대표는 “한류 스타들은 중국에서 많은 활동 기회를 가졌지만 중국 스타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사례는 드물다”면서 “무엇보다 한국의 엔터기업들이 중국에 직접 투자하거나 중국 문화상품을 구입도 해야 하고 한국의 대중들도 중국 문화산업을 소비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산업 측면에서 한중 양국 간에 일방적인 수익 구조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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