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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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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ː잼 (News J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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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9 뉴잼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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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20.6.19
뉴;잼

이슈레터

지난달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 끝에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 각지 주요 도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군중의 분노는 과거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행적으로 과오를 남긴 역사적 인물로 향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한 명이 영국의 저명 정치인 윈스턴 처칠입니다.

영국인들에게 처칠은 어떤 인물?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비를 주면 우리가 끝장내겠습니다.”

처칠은 영국인에게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라디오 방송을 통한 명연설로 영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그의 호방한 연설은 국경을 넘어 미국까지 향했는데요. ‘무기를 주면 전쟁을 끝내겠다’는 말로 연합군이 ‘승리길’을 걷게 한 인물이 바로 처칠입니다. 흔히들 처칠을 ‘2차 세계대전 승리의 주역’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이지요.

처칠은 군중의 귀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화법과 수려한 언변으로 수많은 명언과 명연설을 남겼고요. 활력과 자신감 넘치는 겉모습 안에는 뛰어난 그림 실력과 달필가로서의 재능이 있었습니다. 그 비결은 엄청난 독서량이었다고 하죠. 학창 시절은 모범생보다는 ‘불량 학생’이라는 기록이 남지만, 그의 이름을 딴 학교가 10여곳에 이른다는 건 그의 ‘반전 매력’을 더욱 부각하는 지점입니다. 오늘날 영국 총리인 보리스 존슨을 비롯해 수많은 후배 정치인들이 그를 동경하는 이유죠.

처칠은 2002년 BBC가 발표한 영국인 100만명이 꼽은 ‘위대한 영국인 100명’ 중 1등에 오르기도 했어요. 아이작 뉴턴이나 셰익스피어를 제치고 말이에요.

처칠이 인종차별주의자? 동상 낙서로 시끄러운데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처칠은 인종차별주의자였다.’ 런던 의회 광장에 세워진 처칠 동상에 쓰인 낙서입니다. 낙서를 직접 했다고 밝힌 남성은 복면을 쓴 채 영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처칠은 순전히 식민주의를 위해 싸웠다”며 “역사상 최대의 식민제국을 건설해놓고는 (이제 와) 평화롭게 대화하자는 식은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습니다.

뭐가 문제가 되는 걸까요. 그의 일생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아 있는 1943년 인도 벵골 대기근이 원인입니다. 세계적으로는 평화를 부르짖고 영국인에겐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은 그가 최대 700만이 아사한 벵골 대기근의 배후라는 주장이 뒤늦게 나온 거죠.

인도 출신의 미국인 작가 매드허스리 무커지는 2010년 발간한 저서 ‘처칠의 비밀전쟁(Churchill’s Secret War)’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칩니다. 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일본이 미얀마를 점령했을 당시 미얀마를 통해 일본이 인도로 쳐들어올 것을 우려한 처칠이 인도에서 쌀을 대량 수탈해 대기근을 불러일으켰다는 건데요. 영국이 이러한 사실을 담은 회의록 등 기록을 없앴지만, 처칠의 말은 주변인들 일기 등을 통해 남았지요.

처칠이 대체 뭐라 했길래

김영사 제공

무커지는 책에서 “처칠은 인도 사람들에 대해 거북한 이야기를 많이 했으며 비서에게 ‘인도 사람들이 폭격이나 맞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고 주장했어요. 그의 주장에 따르면 영국인 인도 총독이 식량 원조를 요청하자 처칠이 “(당시 비폭력 단식 투쟁을 하던) 간디는 왜 아직 안 죽었냐”고 비아냥거렸다고 하고요. 리오 에머리 인도 외무장관에게는 “인도인들을 증오한다. 그들은 괴상한 종교를 가진 이상한 족속들이다”라는 폭언을 했다고도 알려집니다.

기록이 모두 사실이라면 처칠은 영국인들에게는 희망의 아이콘이었지만, 인도를 향해선 일말의 동정도 없던 철저한 제국주의자였던 셈인데요. 무커지는 “처칠이 그의 아버지의 생각대로 인도를 대영제국의 왕관에 박힌 보석 중 하나로 여겼다”고 말했습니다. 에머리 장관도 처칠에 대해 “히틀러와 사고방식이 다를 바 없다”거나 “인도 문제에선 처칠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고 전해집니다.

벵골 대기근으로 아사한 사람은 최소 300만명, 많게는 7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데요. 이러한 점 때문에 처칠은 “인도 대기근에 대한 인식이 히틀러의 유대인 홀로코스트와 다를 게 없다”는 냉혹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처칠 지키기에 나섰던데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국의 고유하고 긴 역사를 ‘포토샵’할 수 없으며 동상 등 공공기념물을 철거하려는 시도는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처칠 동상이 스프레이 낙서와 철거 위협에 시달리자 보리스 존슨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이 같은 기고를 남기며 처칠 동상 수호에 나섰습니다. 존슨 총리는 자타공인 ‘처칠 덕후’로 유명하지요. 처칠을 향한 ‘덕심’은 그의 저서 ‘처칠 팩터’로 이어졌고요. 그의 책 속 처칠은 겉으로는 툴툴거려도 속마음만큼은 한없이 다정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묘사돼 있습니다. 인종차별적 언행도 물론 포장됐다는 비평을 면치 못하지요.

존슨 총리는 처칠 동상이 위협받는 현상에 대해 “놀랍고 비참하다”고 토로했고요. “그는 영웅이었다. 의회 광장에서 그의 동상을 제거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숨을 다해 저항하겠다는 외침은 나 혼자만이 아니다”라며 격분했지요.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AP=연합뉴스

처칠 동상을 바라보는 그의 후손들도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지요. 처칠의 손녀 엠마 소움즈는 13일 BBC와 인터뷰에서 “시위가 계속된다면 할아버지 동상을 박물관에 보관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며 걱정하는 태도로 말했는데요. 소움즈는 “영국을 단결시킨 할아버지가 인종차별주의자의 상징으로 취급 받는다는 게 무척 슬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처칠이 살던 시대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 다른데, 같은 잣대로 인권 문제를 바라보는 게 합당하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소움즈는 오늘날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대해 “역사를 현재의 프리즘으로만 보려는 시대에 있다”며 “할아버지는 강력하고 복잡한 사람이었고, 인생 전반적으로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무한한 사람이었다”고 묘사했습니다.

처칠의 손자로 하원의원인 니콜라스 소움즈도 “이토록 역겨운 방법으로 우리 전쟁 기념비가 훼손될 수 있다니”라며 동상 낙서에 격분했지요.

전쟁이라는 혼란한 사회적 배경에서 매력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처칠을 그의 팬들은 ‘애정 필터’로 바라보는 걸까요. 아니면 시위대가 지나치게 단호한 잣대로 그의 업적은 무시한 채 잘못에만 집중하는 걸까요.

카렌 아티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 편집인은 레닌과 스탈린, 사담 후세인 등 독재자의 동상이 철거된 사례를 들며 “대중이 널리 지지하면 동상을 무너뜨리는 일 역시 역사적 행위”라고 말했는데요. 처칠 동상에 낙서하며 철거를 하자는 이들과 이에 반대하는 극우단체들의 논쟁도 훗날 역사의 평가를 받게 될 겁니다.




똑똑 뉴구세요

그는 게임 속 가상 세계에서 괴물들과 싸우고 임무를 수행하는데 하루에 3시간 이상 소비합니다. 3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버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이 한 둘 이냐고요? 별로 특이할 게 없지 않냐고요? 그런데 그는 기네스북에 등재가 됐습니다. 무슨 사연인 걸까요.

주인공은 올해 90세인 일본 치바현 모리 하마코(森浜子) 할머니입니다. 모리 할머니는 1930년 2월 18일생인데요, 3월 최고령 게임 유튜버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겁니다. 할머니는 “이 나이까지 살아서 ‘게임을 계속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며 “정말로 장밋빛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기네스북 등재 소감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 같은 소식은 지난달 중순 기네스월드레코드 공식 유튜브와 할머니가 운영하는 유튜브가 해당 사연을 게재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일본매체뿐 아니라 미국 CNN방송,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잇따라 소개되면서 더욱 화제가 됐지요.

할머니, 왜 게임에 빠졌을까?

기네스북재팬 홈페이지 캡처

모리 할머니가 사실 취미로 게임만 한 건 아닙니다. 또 다른 취미는 수영이었지만, 80세 때 그만뒀다고 하는데요. 일본의 한 전국 수영 대회에 나가서 2위를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뜨개질도 많이 했다고 하는데요. 이 중에서도 지금까지 즐기는 것이 바로 게임입니다.

할머니는 39년 전 자녀들이 정신 없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게임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합니다. 모리 할머니는 “재미있어 보여서 자녀에게만 시키면 안될 것 같았다”며 “이걸 하면 인생이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하곤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어떤 게임을 하는데?

할머니가 처음 산 게임기는 1981년에 발매된 ‘카세트 비전’이에요. 할머니는 “그리우니까 모두 버리지 않고 보물처럼 갖고 있다”면서 지금도 당시 구매한 게임기와 게임소프트웨어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게임 인생을 시작한 할머니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4(PS4)까지 수많은 게임을 즐겨왔습니다.

모리 할머니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게임을 줄줄이 꿰고 있는데요, 80년대에는 F1레이스를 비롯해 젤다의 전설, 드래곤 퀘스트, 사성검 네크로멘서 등을 했고요. 90년대에는 게임기인 슈퍼패미컴, 플레이스테이션을 주로 이용했는데 바이오하자드, 파이널판타지 등을 주로 즐겼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PS4를 중심으로 게임을 하고, 유튜브 동영상도 PS4로 하는 게임을 올리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지금까지 액션 게임은 어려워서 하지 않았다”며 “근데 요즘 액션 게임(의 주인공)이 너무 예뻐서 완전히 빠져버렸다. 이젠 액션(게임)만 한다”고 말합니다.

유튜브까지 섭렵하게 된 이유는?

월드기네스 유튜브 캡처

할머니는 2014년부터 ‘게이머 할머니’(Gamer Grandma)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채널 구독자 수는 34만명에 달합니다. 할머니가 유튜브 채널을 만든 이유는 뭘까요. 할머니는 게임의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 혼자 이런 즐거운 일을 하고 있으면 아깝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게임에 대한 할머니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데요. 그렇게 할머니는 손자의 도움을 받아 매달 3, 4편의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영상 내용은 게임 기기 ‘언박싱’(상자를 열고 구매한 제품의 개봉 과정을 보여주는 것)부터 실시간 게임 방송 영상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또 팬들과의 소통도 잊지 않는데요, 동영상을 보는 팬들의 댓글을 통해 날마다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댓글이 많이 올라온다”며 “다들 이렇게 착하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모두가 기뻐할 만한 동영상을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의 댓글이 기대됩니다. 다들 희망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모두가 좋아할 만한 동영상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그게 제 꿈입니다.”

할머니가 게임을 권장한다고?

가디언 캡처

일본의 한 게임 전문매체는 지난해 9월 할머니와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젊을 때는 바빠서 게임을 할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빨리 시작해두면 나이가 든 이후에도 전혀 문제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어쨌든 젊었을 때 게임은 해 두라는 것이 가장 하고 싶은 조언이라고 했는데요. 할머니는 이어 “패션이나 스포츠를 취미로 할 경우 나이가 들어서까지 유지하기 어려운 때가 오지만 게임은 편해서 좋다”고 말합니다.

할머니는 또 “게임을 하면 할 일이 많아 정신이 없다. 기기 사용법이나 게임 내용 자체를 공부하고 메모를 하게 된 것도 좋았다”며 “귀가 멍해져도 게임은 할 수 있다. 아무 걱정할 것 없다”며 게임 예찬론을 폈습니다. 그게 어떤 것이든 나이가 들어서까지 이렇게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건, 너무 부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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