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일보

2020.10.30 (금)

THE KOREA TIMES

뉴ː잼 (News Jam)

재미있고 달콤한 뉴스를 배달해 드립니다.

2020.06.17 뉴잼레터

목록보기
한국일보
2020.6.17
뉴;잼

케이스 스터디

일반 병사가 상급자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수발을 들게 한다고요? 상급자의 갑질은 들어봤어도, 하급자의 갑질은 생소하다고요? 놀랍게도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최근 서울 공군부대의 A병사가 생활관을 혼자 쓰고, 상급자에게 수발을 들게 하는 등 각종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어요. 아버지가 금융인프라 기업인 나이스그룹 부회장으로 밝혀지면서 일부에서는 아버지 ‘백’, 즉 아버지 덕을 본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에요. 재력가 혹은 권력자인 부모의 영향으로 자녀가 군 복무 과정에서 각종 혜택을 누리는 것은 누차 논란이 됐어요. 대학 입시 못지 않게 군대도 ‘부모 찬스’ 의혹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는 얘기일 겁니다.

우병우 아들은 어쩌다 ‘꿀 보직’을 차지했을까?

연합뉴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꿀 보직’ 논란이 대표적이에요. 우 전 수석 아들 우모씨는 2015년 4월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된 지 약 80일 만에 서울지방경찰청(서울청) 경비부장(경무관)의 운전병으로 전출됐어요. 해당 부장이 차장(치안감)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다시 차장실로 자리를 옮겨 운전병 생활을 계속했고요.

문제는 우씨가 운전병이 된 과정이었어요. 운전병은 보통 근무나 훈련에서 예외가 돼 선호 보직으로 꼽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간부 운전병은 간부 일정대로 움직여 경찰버스 운전병 등 다른 운전병보다 수월한 ‘꽃 보직’, ‘꿀 보직’이라고 하죠. 몇 안 되는 간부 운전병 자리에 바로 우 전 수석의 아들이 배치된 겁니다. 그것도 자대 배치 두 달 만에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경찰 내부 규정상 부대 전입 4개월 뒤부터 전보 조치가 가능했거든요. 이에 특혜 의혹이 일기 시작한 건데요. 이 사안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됐을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꽤 컸습니다.

코너링이 좋아서? 경찰 측 해명이 불을 지폈잖아?

맞아요. 운전병 선발에 대한 경찰 측 해명이 더 논란이 됐죠. 일반 의경이던 우씨를 서울청 운전병으로 뽑은 백승석 당시 서울청 차장 부속실장은 2016년 이석수 특별감찰관실 조사에서 “경찰 내부로부터 우씨를 운전병으로 뽑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요. 이후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검찰 조사에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바꿨고요. 단연 주목을 받았던 발언은 그 해 있었던 국회 국정감사에서 “운전 실력이 정말 남달랐다. 코너링도 굉장히 좋았다”는 해명이었어요. 그런데 이듬해 특검 조사에서는 “이름이 좋아서 뽑았다”며 또다시 발언을 번복했습니다.

이 사건,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요? 검찰은 감찰 결과 등을 토대로 병역 특혜 의혹을 수사했는데요. 경찰의 ‘셀프 특혜’로 결론 내렸습니다. 경찰 측에서 우씨의 아버지가 현직 민정수석이란 걸 알고 알아서 보직 특혜를 줬다는 거에요. 검찰은 운전병 선발이 우 전 수석의 요구나 강제에 의해 이뤄졌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어요.

자신의 근무지로 아들을 배치시켰다고?

연합뉴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한동안 아들의 군 특혜 의혹에 시달렸었죠. 지난해 초 황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당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뜨거운 감자가 된 겁니다. 황 전 대표의 장남 황모씨는 2009년 전북 전주 35사단에 입대했는데, 이후 대구에 있는 제2작전사령부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고 해요. 전주에서 대구로 오는 건 흔한 사례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황씨가 대구에 자대배치를 받았을 때 황 전 대표가 대구고검장이었고, 종교 모임을 통해 제2작전사령관과 이미 친분 관계가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사령관과의 친분을 이용해 장남을 자신이 있던 대구로 오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거죠. 또 당초 부여 받은 보직은 보병이었으나, 제2작전사령부로 자대를 옮긴 뒤 물자관리병으로 보직이 바뀌었고, 다시 1년도 안 돼 행정병이 된 것도 문제가 됐어요.

물론 황 전 대표는 강력 반발했습니다. “(내가) 대구를 언제 떠날지 알 수 없는데, 자식을 대구에 데려다 놓겠냐”, “자대 배치는 훈련소에서 하는 것이어서 사령관 친분과 관련이 없다”는 게 황 전 대표의 입장이었습니다.

포상휴가 남들의 3배… 남다른 비결이 뭐지?

배우한 기자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조동호 카이스트대 교수도 검증 과정에서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조 교수의 차남 조모씨가 군 복무 당시 전체 군 생활의 17%인 112일의 휴가를 받았다는 건데요. 국방부에 따르면 육군의 포상휴가는 21개월 복무 기준 최대 18일이라고 해요. 그런데 조씨는 53일의 포상휴가를 받았습니다.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들의 병역 문제가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지만 결국 후보자 지명이 철회됐죠.

어디 이뿐일까요? 재벌가도 특혜 의혹에 휩싸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의 아들 조모씨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어요. 2012년 모 업체에 산업기능요원으로 채용됐는데, 20개월 넘게 규정대로 복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군 대체복무를 하면서 해당 업체가 아닌 별도로 마련한 오피스텔에 머물며 정해진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해요.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도 한 때 황제 병역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어요. 정 부사장은 2003년~2006년 IT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신했는데, 문제는 이 업체가 일양약품의 자회사였다는 점이에요. 이 업체는 정 부사장이 산업기능요원이 되기 직전에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됐고, 처음으로 뽑은 산업기능요원이 정 부사장이었다고 해요. 이에 병역특혜를 위해 의도적으로 자회사를 병역지정업체로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죠.

모두 ‘부모 찬스’를 쓰는 건 아니잖아?

네. 물론 돈이 많다거나 권력을 누리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꼼수로 군 복무를 하는 건 아닙니다. 한화가(家)는 적어도 병역 문제 만큼은 모범 사례로 꼽혀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남과 차남, 부자가 모두 공군 장교로 복무를 마친데다 별다른 특혜 의혹도 없었거든요.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씨는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많은 관심을 받았죠.

사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너무 당연한 얘기일 거에요. 왜 재벌가나 권력자 집안에서는 이런 사례가 희귀한 모범 사례로 회자가 되어야 하는 걸까요.




시시콜콜 why

스캐너에 얼굴을 가져다 대면 출입문이 열리고, 사진만 갖고 있으면 그 인물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등 SF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얼굴 인식’ 기능. 더는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얼굴 인식 기능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지금, 휴대폰 화면 잠금 해제나 전자 결제, 범죄 용의자 식별 등 다양한 시스템에 적용되는 기술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사가 보유한 얼굴 인식 기술을 미국 경찰에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브래드 스미스 MS 대표 겸 최고법률책임자(CL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권에 기반을 두고 이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을 통제할 국가적 법률이 시행될 때까지 미국 경찰에 얼굴인식 기술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죠. 바로 전날 아마존도 앞으로 1년 동안 미국 경찰에 얼굴 인식 기술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MS·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얼굴 인식 기술 사용에 속도를 조절하고 나선 겁니다. 심지어 IBM은 아예 얼굴 인식 기술에 대한 연구 중단을 선언했어요.

왜 얼굴 인식 기술을 멀리하는 거지?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BBC, 포브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전역에서 시위를 촉발시킨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그 이유로 꼽힙니다. 지난달 비무장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죠. 이 사건으로 미국 내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는 얼굴 인식 기능과 거리를 둔다는 분석입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가 지난 8일 미국 의회에 보낸 서한을 보면 뚜렷해 지는데요. 그는 “IBM은 대량 감시, 인종 프로파일링, 기본 인권 및 자유 침해 또는 우리의 신뢰와 투명성의 원칙과 일치하지 않는 목적을 위해 얼굴 인식 기술은 물론 어떤 기술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얼굴 인식 기술을 사법기관이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논의가 지금 시작돼야 한다”고 주문했어요.

얼굴 인식과 인종차별이 무슨 관계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얼굴 인식 기술은 인공지능(AI)의 사물인식 능력을 활용해 신원확인이나 비밀번호를 대체하는 보안용, 범죄자 식별 등의 치안용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그래서 MS, 아마존은 그 동안 미국 경찰에 얼굴 인식 기술을 제공해 왔죠.

하지만 이 기술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습니다. 유색인종에 대한 얼굴 인식 기능의 불확실성이 아주 높다는 점입니다.

2018년 IT 매체 씨넷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민단체가 국회의원 사진을 얼굴 인식 프로그램에 넣어 돌린 결과 28명이 범죄자로 지목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수행한 이 실험에서 단체는 미국 의원 535명 사진을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범죄자 2만5,000명의 얼굴 사진과 대조했는데, 그 결과 28명이 범죄자로 지목됐어요. 그런데 대부분이 유색인종이었던 거죠. 당시 범죄자로 잘못 지목된 아시아계 필 팅 캘리포니아주 의원은 “이 실험은 얼굴인식 소프트웨어가 경찰관들이 착용하는 ‘보디 캠’은 말할 것도 없고 주요 업무에 쓰일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사실을 더 확고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왜 유색인종에 오류가 더 많은 거지?

실제 2018년 MIT 미디어랩이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흑인보다는 백인이, 여성보다 남성이 더 정확한 얼굴 인식률을 보였는데요. 이는 테스트에 사용되는 사진의 데이터베이스가 얼굴 인식 결과의 정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뉴욕타임스는 얼굴 인식에 널리 쓰이는 데이터베이스에서 남성이 70% 이상, 백인이 80%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동안 쌓아온 데이터베이스 자체가 편향돼 있기 때문에 AI 알고리즘도 그에 따라 편향된 결과를 내 놓는다는 것이죠. 특히 스스로 학습하는 AI 특성 상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데이터 베이스 자체에 백인, 남성 사진이 더 많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분석입니다.

2015년에는 구글 사진 서비스의 얼굴 인식 기능이 흑인 여성을 고릴라로 인식해 회사 측이 사과 성명을 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구글은 당시 성명을 내고 “이번 일을 정말 끔찍하게 생각하며 진정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런 유형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즉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빅 브라더 우려도 만만찮은데

트위터 캡처

사생활 침해, 대중을 감시하는 ‘빅 브라더’에 대한 우려 등도 얼굴 인식 기능의 그늘로 작용합니다. 1월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내에 설치된 프라이버시 시민 자유 감시위원회(PCLOB)는 “얼굴 인식 기술의 급속하고 무질서한 사용은 귀중한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가져온다”며 정부에 해당 기술 사용 금지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얼굴 인식 기술의 경우, 어학 시험 중 본인확인, 전자 결제 등 신원확인용으로 주로 쓰입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해외에 비교해 상용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 얼굴 인식 기능이 널리 사용 되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 문제 등을 막기 위한 정부 가이드 라인과 적절한 규제 마련,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할 겁니다.


뉴;잼 pick

 

피노키오도 놀랐다, 위증 판치는 대한민국

 

“증인으로 신청했어. 나 대신 운전했다고 증언 좀 해 줘.” 2016년 12월 전남 나주에 거주하...

 


 

“지옥 같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게…” 의료인 학대 신고 땐 피해 아동 즉시 분리

 

계모에 의해 여행 가방에 7시간 넘게 갇혔다가 지난 3일 세상을 떠난 충남 천안 초등학...

 



법조캐슬, 사실은?
 

주니어 변호사들 사건 40~50건씩 맡아… 새벽 3시 퇴근 다반사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간간이 조명될 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법조계....

 



기자의 눈
 

‘금감원 감찰·고객정보 유출’ 보도의 진짜 배경

 

“기사를 쓴 이유가 무엇이냐.” 최근 한국일보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금융감독원 감찰과...

 



박홍민의 美대선 이야기
 

플로이드사건, 대선판을 흔들 수 있을까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사망한 지 3주가 지났다. 미국 50개 모든...

 



영상
 

미국 ‘조지 플로이드’ 시위에 배후가 있다?…음모론 실체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난달 26일부터 미국 전역을 뒤흔들고...

 


뉴;잼이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주세요.

facebooktwitterkakao talk

아직 뉴;잼을 구독하지 않았다면?

뉴;잼 구독하기

네이버에서 한국일보를 구독하려면

네이버 채널 구독하기


뉴;잼에 대한 궁금하신 점이나 의견을 보내주세요.


본 메일은 회원님의 동의를 얻어 발송되는 메일입니다.


한국일보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7 한국일보사

Copyright©The Hankook-Ilb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