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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20.10.30 (금)

THE KOREA TIMES

뉴ː잼 (News J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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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뉴잼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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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20.6.3
뉴;잼

이슈레터

“좋은 일이야, 하지만 나는 140자의 어니스트 헤밍웨이였는데 좀 아쉽구만.”

2017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가 글자 수를 140자에서 280자로 늘린다고 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워터게이트 보도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밥 우드워드 기자가 트럼프에 대해 쓴 책 ‘공포(Fear)’에 등장하는 표현이라고 하는데요.

트위터를 이처럼 사랑한 정치인이 또 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팔로어가 8,100여만명에 달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트윗을 올리는데요, 그러다 보니 미 언론으로부터 ‘트위터 중독자(twitter addict)’라고 불릴 정도이지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사랑하던 트위터와 전쟁을 벌이게 됐습니다. 트위터가 트럼프의 트윗에 제재를 가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양쪽이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맞서고 있습니다.

트위터의 경고 딱지가 도화선이 됐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네. 본격적인 싸움의 시작은 지난달 26일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2건의 트윗글에 ‘경고 딱지’를 붙이면서부터입니다. 우편 투표가 부정선거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글 아래에 ‘부재자 투표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는데요.

이를 클릭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비판하는 기사 링크와 함께 팩트체커들이 우편 투표가 선거 조작과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트위터가 이달 초부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정보’에 대해 경고 문구를 넣는 정책을 실시한 데 따른 것인데요. 정책 도입 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경고 문구를 처음 붙인 겁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가 2020년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며 분노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이어 “트위터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발끈했죠.

트럼프는 어떻게 대응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27일에는 “집권 공화당원들은 SNS가 보수주의자의 목소리를 침묵시킨다고 느낀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해 강력하게 규제하거나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요. 급기야 다음 날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을 겨냥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을 명령한 ‘통신품위법 230조’는 인터넷 기업이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인데, 이 조항은 SNS들이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었던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SNS 기업들의 법적 책임을 면제해 줬던 것인데 이를 수정함으로써 활동에 제약을 가하겠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하지만 트위터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명령 발표 이후에도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부정확하거나 논란이 되는 정보들을 계속 선별할 것”이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지요.

심지어 29일 트위터는 아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가려버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니애폴리스 흑인 사망 항의 시위자들을 ‘폭도’(thugs)라고 지칭하면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전도 시작된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는 트윗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은 1960년대 윌터 헤들리 당시 마이애미 경찰서장이 사용했던 문구로 시위자들에 대한 폭력 협박으로 널리 회자됐다고 하는데요. 트위터는 즉시 이 트윗이 노출되지 않게 막아버렸습니다. 외신들에 따르면 잭 도시 CEO가 직접 이 조치를 주도했다고 하네요.

트위터와는 취임 초부터 으르렁댔다면서?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트위터의 갈등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정책을 트위터에 발표할 정도로 트위터를 애용하지만 정작 트위터가 ‘민주당에 너무 쏠려있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트위터가 정치 광고를 금지한 것은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로 꼽혔습니다. 트위터는 SNS를 통해 정치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돈을 받고 광고를 싣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건데요. 주류 언론에서 배제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불리한 조치임이 분명했지요. 당시도 공화당은 “트위터가 보수 진영을 침묵하게 한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트위터가 트럼프 재선 캠프 등에서 내놓는 사실과 다른 중상모략을 광고로 내보낼 수 있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지요.

페이스북은 전혀 다르던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반면 페이스북은 트위터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해 10월 트위터와 반대로 정치 광고를 계속 허용키로 했는데요. 저커버그는 당시 열린 한 청문회에서 ‘정치 광고를 철회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인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위해 정치인의 발언과 개성을 알아야 한다”며 정치 광고 금지를 사실상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글과 관련해서도 저커버그는 29일 페이스북에 “우리가 대통령 게시글을 두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쾌해한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즉각적 위험을 유발하지 않는 한 최대한 많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페이스북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말하는 모든 것에 대한 진실의 결정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트위터와 다른 입장임을 확실히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저커버그의 이런 결정은 외부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의 반발도 사고 있습니다. 온라인 심리치료 응용소프트웨어(앱) 회사 토크스페이스가 트럼프 대통령 게시 글에 대한 페이스북의 방침에 항의해 제휴 계약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하고요. 페이스북 직원 수백명은 저커버그의 이번 결정에 항의하면서 디지털 자기소개란과 이메일 응답에 ‘부재중’이라는 메시지를 띄우는 식으로 ‘가상 파업’에 나섰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회사 창립 이래 저커버그의 지도력에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전했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떤 거지?

우리나라는 지난달 20일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이 통과하면서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의 불법 콘텐츠 유통방지 의무를 강화했어요. 이를 두고 사전, 사적 검열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SNS를 통한 1인 미디어시대, 어떻게 하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시시콜콜 why

미국 전역 곳곳에서 인종차별 사건에 항의하는 과격 시위가 점점 격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데 따른 후폭풍인데요.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미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상점을 약탈하거나 방화를 저지르는 폭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의 이 같은 행태는 1992년 로드니 킹 사건과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을 상기시키고 있는데요. 특히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한인들의 ‘루프 코리안’ 사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루프 코리안이 뭐길래 갑자기 소환이 된 걸까요?

지금 미니애폴리스에 필요한 건 루프 코리안?

미니애폴리스 등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방화와 약탈 등으로 일반 무고한 시민들이 시위대의 희생양이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SNS에는 “지금 미니애폴리스에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건 루프 코리안이다”(da*****), “미네소타에 한인 타운이 있었다면 최신 루프 코리안을 볼 수 있었을 것”(Su*****) 등의 트윗글이 지난달 29일 무렵부터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트위터 캡처

지붕 위에 무장한 모습으로 진지를 구축한 한국 예비역 남성들, 이들이 바로 루프 코리안인데요. 사진 속 한인 교민들은 머리에 띠를 두르고 시내를 내려다보며 잔뜩 긴장한 모습이지요. 이 사진은 1992년 LA 폭동 당시 경찰의 보호를 받지 못한 한인들이 자신과 가족, 삶의 터전인 일터를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방어에 나섰던 모습을 기록하고 있어요.

트위터 캡처

LA 폭동은 로드니 킹이라는 흑인 남성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구타를 당했지만, 경찰이 무죄를 선고 받으면서 이에 분노한 흑인들의 시위가 발화점이 됐는데요. 폭동이 유혈 사태로 번져가면서 사건과 무관한 한국 교민들이 큰 피해를 봤지요. 마트와 세탁소 등으로 생계를 잇던 교민들의 삶의 터전이 약탈과 방화로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거였어요. 당시 교민들이 “LA 경찰들은 한국 교민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도망가느라 바빴다”며 미국 언론과 인터뷰한 영상은 지금도 유튜브 등에 남아 있습니다.

루프 코리안은 인종 차별을 위한 ‘밈’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루프 코리안은 한국인과 흑인의 갈등 구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죠. 백인과 흑인의 갈등 속에 튄 불똥으로부터 한국인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택한 방법이었다는 점이 중요한데요. 교민 등이 자랑스러워하는 부분도 바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무장이 아닌, 방어를 위한 체계적인 무장’이었다는 점이었어요.

문제는 SNS에서 백인들은 이들을 ‘루프 코리안’으로 명명하며 마치 한국인들을 ‘폭력 시위대에 맞서는 용병’쯤으로 여긴다는 거죠. “미니애폴리스에 루프 코리안이 필요하다”는 말에 한 한국 트위터 사용자는 “백인과 흑인 갈등에 한국인을 끼워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LA 폭동 때도 백인 경찰이 한인 타운은 무방비 상태로 뒀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킨 것을 밈(Meme·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유행하는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쓰고 있다”(80*****)라고 지적했고요.

또 “백인들이 흑인을 차별하려고 ‘루프 코리안’이라는 밈을 소비하고 있다”(Sh******), “루프 코리안이라는 밈으로 소수 인종에게 총 한 번 더 쏠 기회를 바라는 게 아니냐”(ma*******), “교묘하게 유색인종 간 갈등으로 비틀어버리려는 태도다. 궁극적으로 백인은 뒤에서 팝콘이나 먹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Re*****)라고 꼬집는 트윗도 속속 올라왔습니다.

루프 코리안이라는 밈 자체가 인종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이들은 “루프 코리안을 이런 식으로 인용한다는 건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켜봤자 루프 코리안 총 앞에선 꼼짝 못 한다’는 의미 아닌가. 저열한 인종차별이다”(Ch*****), “루프 코리안을 밈으로 쓸 수 있는 건 한국인과 아시아계다. 백인과 흑인들이 그러는 건 화내야 한다. 아직도 관련 글에는 ‘멋져! 한국인을 전쟁터로!’ 이따위 말이나 나오고 있다”(cr*****)고 꼬집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후 다시 공포에 떠는 한인 사회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정작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 내 한인 사회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 양상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데요. 실제 피해를 본 한인 상점도 있다고 해요. 1일 외교부에 따르면 시위로 인해 발생한 한인 상점 피해는 미네소타주에서 10건, 조지아주 6건,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주 6건, 캘리포니아주 3건, 플로리다주 1건 등 모두 26건 가량 되고요.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한인 점주가 운영하는 주류점도 물건이 파손되는 등 피해를 봤다고 합니다.

백인 경찰 손에 희생당한 흑인 남성과 이에 분노한 흑인들의 과격 시위. 1992년 로드니 킹 사건과 오늘날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공통점이지요. 로드니 킹 사건 당시 엉뚱한 희생양이 됐던 한인들의 과거는 트라우마로 남아 오늘날 다시 공포를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도 미 경찰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교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외교부 등 정부도 현지 대책반을 꾸렸고요.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은 한인타운의 치안 유지와 시위대의 한인 상점 약탈 등을 막기 위해 군 병력을 전격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요.

LA 총영사관과 한인회에 따르면 LA 경찰은 1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1992년 LA 폭동을 언급하며 “그때와는 다르다. 우리가 이제는 한인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한인들은 약탈과 방화를 막기 위해 자체 무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는데요. 아무쪼록 시위 과정에서 교민들은 물론 무고하게 피해를 보는 시민들이 더 이상 없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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