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을 찾은 고객이 판매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은 해산물 냉동 진열대 앞을 지나고 있다. 베이징시 내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9일째 계속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재확산이 발생한 신파디(新發地) 대형 농수산물 도매 시장을 중심으로 시 전역에 퍼지는 양상이다. 앞서 시 당국은 감염원이 ‘해외에서 유입됐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는데,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에 힘을 실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9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2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없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이날 베이징에서만 2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베이징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펑타이구의 신파디 시장을 중심으로 시 전역에 확산일로다.

베이징 집단 감염으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지난 11일 1명을 시작으로 12일 6명, 13일 36명, 14일 36명, 15일 27명, 16일 31명, 17일 21명, 18일 25명, 19일 22명 등 205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 베이징시 당국은 신파디 시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이 유럽에서 온 것 같다며 “(해외) 유입과 관련된 것이라고 잠정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시는 신파디 시장 내에 수입 연어를 절단할 때 쓰는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고, 이후 중국은 유럽산 연어 수입을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

WHO도 19일(현지시간) 베이징 상황과 관련해 ‘유럽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에게서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받았다며 “이번 바이러스가 베이징 외부에서 유입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게 코로나19 기원이 유럽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고 미국의소리(VOA)는 전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솔직히 말해, 코로나19는 세계를 돌아다녔다”며 “예컨대 뉴욕에서 퍼진 바이러스 상당수도 유럽에서 왔고, 심지어 일본 같은 곳에서도 유럽에서 역유입 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가 중국에 정확히 언제, 다시 도착했는지는 밝혀야 할 부분”이라며 해외 유입이 어떻게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는지는 더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유럽발 역유입’을 주장한 중국 발표에 유럽 당국은 “근거 부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 대변인 제오바니 만카렐라는 “(중국 측 주장을) 지지할 만한 역학 정보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유전자 서열 정보만으로 베이징 집단감염을 유발한 바이러스가 유럽에서 직접 왔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는 끊임없이 변이하는 RNA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진 유행병”이라면서 “이른바 '유럽형'이라는 것이 유럽에서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바이러스가 유럽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출현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형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럽에서 생긴 것이 아닌, 오히려 중국 등 외부에서 유럽으로 들어온 변종 바이러스일 수도 있다는 반박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역학 조사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유럽과 중국의 책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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