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은마나 선경 아파트 같은 재건축 단지는 전셋값이 일반 단지보다 저렴하고 대치동 학원가도 가까워 교육을 위한 전세 수요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신규 갭투자는 막히고, 기존 집주인들은 실거주를 해야 하니 물량이 부족해져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내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6ㆍ17 부동산 대책’ 후폭풍에 대해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 정부가 6ㆍ17 대책을 통해 ‘갭투자’를 전면 차단하면서, 그 불똥이 수도권 전역의 전세시장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갭투자 방식으로 공급되던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결국 전셋값까지 끌어 올릴 거란 예측이다. 여기에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추진하는 ‘임대차 3법’까지 더해지면 자칫 전세시장에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갭투자 줄면 전세공급도 줄어”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6ㆍ17 대책에서 서울과 수도권, 지방 일부 부동산 과열 지역의 갭투자를 정조준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올해 서울의 갭투자 비중은 1월 48.4%에서 5월 52.4%까지 늘었다.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는 그 비중이 5월 72%를 넘어섰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최근 집값 상승으로 일부 무주택자나 1주택자들이 갭투자로 많이 몰리다 보니 중저가 아파트까지 덩달아 불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전국 모든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매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면 집값과 관계없이 6개월 안에 전입하도록 했다.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이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시세 차익을 노리고 세입자 있는 주택을 사들이는 행위를 사실상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갭투자로 매입한 아파트가 대부분 누군가 전세로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이라는 점이다. 갭투자가 줄면 전세용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결과가 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가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분양권 신청이 가능하도록 한 조치 역시 전세 공급을 줄이는 요소다. 이런 공급 위축은 결국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세물량 부족, 임대차법이 더 부채질?

이미 수도권 전세 시장은 ‘물량 부족’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KB국민은행의 6월 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무려 169.8에 달한다. 100을 넘으면 ‘전세 부족’이 심각하다는 의미인데, 전국 전세수급지수도 166이나 된다.

이에 한국감정원의 6월 셋째주(1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4% 상승했고 서울도 0.08% 올랐다. 특히 서울 전세가격은 지난해 7월1일 이후 51주 연속 상승세다.

한편에선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임대차 3법’도 전셋값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말한다. 당정은 임대차 3법이 도입되면 전셋값의 과도한 상승을 막고 임차인의 주거환경도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부작용을 걱정한다.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 집주인들이 다투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법 적용 이전에 전셋값을 크게 올려 또 다른 전세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인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에 임대차 법안 시행 전 단기적으로 전셋값이 크게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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