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7일 김포국제공항에서 만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워싱턴에서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등을 만났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대남 군사행동 위협 등 최근 한반도 긴장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조율한 것이다. 이 본부장의 이번 워싱턴행은 북한의 도발 직후 지체 없이 실행돼 대북 억지력 확보를 위한 한미 공조 토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당장 한미 공조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 도발 위협에 맞선 빈틈없는 대비 태세 유지다. 북한 총참모부는 ‘당과 정부의 결정과 지시의 신속한 관철’을 다짐하며 전선 요새화 방침과 함께 금강산지구와 개성공단에 연대급 부대ㆍ화력구분대 배치, 비무장지대 민경초소 재진출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접경지역 무장 강화 조치가 도발이나 우발적 남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미 군 당국의 “긴밀하고 개방적이며 효과적인 의사소통 유지”(미 국방 차관보)는 당연한 것이다. 조만간 열릴 한미 국방장관 회담도 대비 태세를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실종 상태인 북미, 남북 대화의 동력을 살려내려는 것은 한미 양국의 당면 과제이자 양국 공조의 궁극적 이유다. 북한은 최근 도발 이유로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합의를 남측이 이행하지 않은 점을 거론했다. 이를 가로막는 미국과 우리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북한의 주장은 분명 지나치지만 남북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인도 물자 지원은 물론 남북 철도 연결,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제재의 타깃과 관계가 먼 여러 사업도 진전이 없었다. 한미워킹그룹 논란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당과 정부 주변에서 이 협의체가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았다며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외교부는 제재 완화를 위해 미국을 설득하는 장으로 활용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한다. 비핵화 협상과 연동된 남북 문제에서 미국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협의체는 운영할 수밖에 없다. 엄중한 국면에 이 문제로 한미 균열이 생겨선 곤란하다. 다만 정부는 지금까지 운영 과정에서 남북 합의 정신을 관철시키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되돌아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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