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슈퍼주니어 K.R.Y., 방탄소년단, 다이아 유닛, 우주소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유닛 활동을 선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포켓돌스튜디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 편집자주 = [홍혜민의 B:TS]는 ‘Behind The Song’의 약자로, 국내외 가요계의 깊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최근 아이돌 시장의 트렌드는 ‘따로 또 같이’다. 오랜만의 완전체 활동이 반가울 정도로 다양한 유닛 구성을 통한 활동이 빈번해지면서다. 팀이 추구하는 콘셉트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유닛체제로의 변신을 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한켠에선 그로 인한 잡음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과연, 아이돌 유닛 활동은 ‘독이 든 성배’일까.

한 그룹의 멤버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선보이는 하위 그룹을 일컫는 유닛은 지난 2006년 결성된 슈퍼주니어-K.R.Y.(이하 K.R.Y.)를 시작으로 국내 가요 시장에서 활발하게 선봬졌다.

슈퍼주니어의 ‘보컬 라인’인 규현 려욱 예성으로 구성된 K.R.Y.는 유닛 활동의 이상적인 방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K.R.Y.는 팬덤은 물론 대중성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강렬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댄스 음악을 주로 선보여 온 슈퍼주니어 완전체와는 달리 보컬에 초점을 맞춘 감성 발라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이들은 멤버 각각의 보컬 실력을 재평가 받는 데 성공하는 동시에 유닛 그룹으로서의 차별성 역시 완벽하게 다질 수 있었다. 슈퍼주니어 활동 때와는 또 다른 매력에 팬들은 물론, 대중의 호평 역시 이어졌다.

이 외에도 과거 애프터스쿨 나나 레이나 리지가 결성해 큰 사랑을 받았던 유닛그룹 오렌지 캬라멜 역시 바람직한 유닛 활동의 사례다. 당시 파워풀한 안무와 걸크러시 콘셉트로 활동했던 애프터스쿨과 달리 오렌지 캬라멜은 독보적인 B급 감성, 코믹하지만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 통통 튀는 파격 콘셉트로 다양한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완전체와 유닛 활동의 완벽한 차별화와 멤버들의 탄탄한 실력, 독보적 콘셉트가 모두 맞아 떨어지며 흥행까지 잡은 똑똑한 전략이었다.

따로 활동을 펼치진 않았지만, 최근 유닛 형태로 다양한 수록곡을 선보였던 방탄소년단 역시 유닛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전하며 눈길을 끌었다.

데뷔 이후 줄곧 ‘7인 완전체’ 체제를 고집해 왔던 방탄소년단은 앨범 수록곡을 통해 멤버들 간의 유닛 케미를 공개했다. 이미 싸이퍼(Cypher) 시리즈를 선보여왔던 ‘랩라인’ 슈가·RM·제이홉 뿐만 아니라 지민·뷔, 진·제이홉·정국, 진·지민·뷔·정국 등으로 결성된 다양한 유닛들이 새로운 매력의 곡을 완성했다. 방탄소년단이 그 동안 선보여 왔던 타이틀곡의 색깔과는 달리 랩 보컬 댄스 등 각 멤버들의 장점을 극대화 한 음악들은 다양한 조합을 기대해 온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이처럼 ‘따로 또 같이’ 유닛 전략은 완전체 활동에서는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실력 입증은 물론 그룹 자체의 스펙트럼 확장의 기회를 제공하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조합을 통한 역량 확장이 아닌, 늘어난 멤버들의 개인 활동으로 인한 ‘울며 겨자먹기 식’ 유닛 활동이 늘어나며 예상치 못한 잡음도 생겨나고 있다.

멤버 각각의 개인 활동 반경이 넓어짐에 따라, 그룹 컴백에 일부 멤버가 불참하는 사례는 현재 가요계에서 빈번한 일이다.

우주소녀의 경우, 중국인 멤버인 성소 미기 선의의 국내 활동 불참이 어느덧 2년가량 이어지고 있다. 당초 13인조로 데뷔했지만, 3명의 주기적인 활동 불참으로 의도치 않은 10인조 유닛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판 ‘프로듀스101’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미기와 선의를 비롯해 중국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멘토 및 드라마 주연 등을 꿰차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성소의 길어지는 국내 활동 공백기에 팬들의 답답함 역시 증폭되고 있다. ‘개인활동 때문’이라는 입장 외에는 국내 활동은 미뤄둔 채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 멤버에 대한 이렇다 할 복귀 공지조차 없는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는 해당 멤버들의 국내 복귀 여부가 불투명하지 않겠냐는 추측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컴백한 다이아 역시 멤버 정채연과 솜이를 제외한 유닛체제로 컴백하며 뜻하지 않은 잡음에 휩싸였다.

최근 진행된 다이아 유닛의 컴백 쇼케이스 당시 희현은 “자율적인 참여를 통해 앨범을 내기로 하면서 유닛 형태로 나오게 됐다”며 “다음 앨범에서는 함께 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정채연과 솜이는 이번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당시 다이아 유닛은 “아무래도 두 친구(정채연 솜이)는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한 듯해서 본인의 의사를 가장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정채연이 자신의 SNS에 의미심장한 심경을 담은 글을 게재하며 유닛 컴백의 진짜 이유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갑작스러운 유닛 컴백에 불화설까지 불거진 상황 속, 유닛 활동의 의미는 다소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한 가요계 관계자는 “최근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 형태를 고려했을 때, 유닛 활동을 병행하지 않고서는 완전체 컴백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멤버 전원을 아우르기 위해 긴 공백기를 감수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 하에 유닛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닛 활동으로 인한 새로움 전달보다는 개개인의 스케줄로 인한 유닛 활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유닛 그룹들의 매력이나 차별화에는 크게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유닛 활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팬들과 대중을 납득시킬 수 있을 만한 차별성, 유닛 활동의 목적성, ‘눈 가리고 아웅’ 형태를 벗어난 탄탄한 활동 준비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조금 더 많은 그룹들의 유닛 활동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유닛 시장 역시 한 계단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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