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통합당은 항의를 계속하며 불참해 의원석 자리가 비어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의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한 미래통합당이 18일 사흘째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이어 갔다.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북관계가 중대 위기에 처했는데도 여야가 대화조차 하지 않는 비정상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여야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민주당은 사흘째 반쪽 상임위 가동을 강행했고, 통합당은 법사위원장을 얻어내지 못할 바에는 18개 상임위를 전부 내주고 말겠다는 벼랑끝 전술을 고수하고 있다. 사의를 표명한 뒤 지방에서 머물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초당적 협력 가능성에 대해 “우리 없어도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앙금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수적 우세로 밀어붙인 민주당에 속수무책 당했던 통합당이 의사일정 거부를 통해서라도 항의의 뜻을 보여야 하는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 안보 위기까지 더해진 내우외환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회 외교통일위, 국방위는 야당 불참으로 반쪽 운영되고 있고, 정보위는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이 바람에 국가정보원은 대북 상황을 정보위가 아닌 여당 원내대표실과 일부 의원에게만 개별 보고하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국가적 위기를 논의할 회의마저 열지 못하는 건 심각한 문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대의를 통합당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 ‘잘한 일’(52.4%)이라는 응답이 ‘잘못한 일’(37.5%)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던 최근 여론조사가 발목잡기만 하는 야당에 대한 불신이라는 의미도 되새겨야 한다.

19일은 민주당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 시한으로 못박은 날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강행 처리는 거대 여당도 부담이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 처리 시한을 고집하지 말고 통합당에 국회로 돌아올 명분과 시간을 더 주는 게 낫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국가적 위기 앞에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이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원 구성 협상 채널을 복원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근원적 해법 도출이 어렵다면 안보 상임위 공백만이라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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