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 뉴딜’로 포스트 코로나 자치 선도하는 서초구
서울 서초구 우암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전 본관 1층에 놓인 인공지능 로봇 앞에 줄을 서 발열과 마스크 바른 착용 등을 점검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지난 17일 오전 8시35분 서울 서초구 우암초등학교. 3학년 A양이 본관 1층으로 들어서다가 걸음을 멈췄다. 콧등까지 올라가 있어야 할 마스크였지만 입만 가리고 들어서면서 앞에 있던 ‘선생님’한테 걸린 것이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세요.” A양은 손으로 마스크를 코까지 올려 다시착용한 뒤 교실로 향했다. 무뚝뚝했지만, 똑 부러졌던 선생님은 인공지능(AI) 로봇이었다.

여느 선생님보다 작은(1.2m) 키의 로봇이지만 우암초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독’으로 통한다. 안면 인식 기능 등이 탑재돼 발열을 비롯해 마스크 착용 불량까지 꼼꼼하게 걸러 낸다. 이날 등교한 3학년 학생 50명은 모두 본관 1층에서 로봇 감독에게 1차 진단을 받고 나서야 교실로 들 수 있었다. 유정호 교사는 “교실에서 하루 두 차례 따로 발열 체크를 하지만 1차 스크린용으로 입실 전 로봇으로 코로나19 발열 증상을 점검한다”며 “발열 체크 시간이 줄면서 아무래도 방역 업무 부담을 덜고, 수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서초구는 최근 전국 자치구 최초로 초ㆍ중ㆍ고교 51곳에 이 로봇 감독을 설치했다. 곧 닥칠 폭염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접촉 스마트 기술로 방역은 물론 교내 2차 감염 차단에 나선 것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감염병 대유행이 건강 취약 공간 및 계층을 확인시켜줬다”며 “비대면 기술을 통한 복지 사각해소 시도 중의 하나”라고 소개했다.

서초구는 코로나19로 위협받는 노인들의 인권 보호 방법도 사물인터넷(IoT)에서 찾았다. 독거노인 등 건강 취약 1인 가구 300세대에 사물인테넷 기반의 ‘스마트 돌봄 플러그’ 600대를 최근 설치했다. 전력 사용량과 빛 변화를 24ㆍ36시간 별로 확인해 변화가 없으면 담당 복지사에 전화로 연락이 가는 장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업(노노케어)이 크게 위축되고, 독거 노인 대면 관리가 어려워지자 사물인터넷 장치를 건강 감독으로 활용한 것이다.

서초구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도시 구축에 행정력을 쏟아 붓고 있다. 2년 전 스마트시티 전담팀을 따로 꾸린 뒤 지난해부터 분야별로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복지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범죄 통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폐쇄회로(CC)TV 기술을 적용해 연내 선보일 범죄 예측 프로그램과 사물인터넷 센서 등을 활용해 비장애인 운전자 차량의 장애인 주차구역 진입 시 경고음을 내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방역과 돌봄을 넘어 안전과 교통 등 생활 전반으로 비대면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서초구는 더 촘촘한 안전망을 가진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2023년까지 3년에 걸친 계획을 새로 세우고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코로나19로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공간 조성에 대한 필요가 더욱 커졌다”며 “학교 공기질 분석 등 공간별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실내 공기질 관리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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