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7 부동산 대책] 
 잠실ㆍ삼성ㆍ대치ㆍ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실거주용만 매수 허용” 
김현미(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왼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재건축 투기를 막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권을 받으려면 분양신청 전까지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는 의무를 신설했다. 개발 호재로 집값 폭등 우려가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ㆍ대치ㆍ청담동 4곳 등 강남 핵심지역은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직접 들어가 거주할 사람이 아니면 매매가 금지된다.

또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에 전세대출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3억원 넘는 집을 사면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한다. 정부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경기ㆍ인천 대부분 지역과 대전, 청주를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으로 묶기로 했다.

 ◇수도권 전역이 규제지역… 대전ㆍ청주도 포함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문재인 정부의 22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2개월 가량 하락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최근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비규제 지역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시장 유동성이 주택 투기로 연결되지 않도록 불안요인을 해소하고 실수요자가 피해 보지 않도록 시장 과열요인을 차단하는 조치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언제든 강력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부동산 규제가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대폭 확대했다. 경기 김포와 파주, 연천 등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서부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수도권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된 곳은 인천(강화ㆍ옹진 제외), 경기 고양, 군포, 안산, 안성, 부천, 시흥, 오산, 평택, 의정부 등지다. 정부는 당초 수도권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려 했으나, 동두천 가평 양평 여주 등 경기 동북지역은 풍선효과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으로 제외했다. 지방에선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대전과 청주도 조정대상지역이 됐다.

경기 수원, 성남 수정구, 안양, 안산 단원구,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ㆍ기흥, 화성 동탄2, 인천 연수ㆍ남동구, 서구, 대전 동ㆍ중ㆍ서ㆍ유성구는 투기과열지구로도 묶였다. 이로써 투기과열지구는 48곳, 조정대상지역은 69곳으로 늘어났다.

규제지역 확대 지정 효력은 19일부터 곧장 발생한다. 조정대상지역에선 주택대출 시 담보인정비율(LTV)이 9억원 이하에는 50%, 9억원 초과엔 30%가 적용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묶이는 한편,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시가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고 9억원 초과 주택의 LTV가 20%로 적용되는 등 규제가 가해진다.

 ◇재건축 조합원 분양권 받으려면 2년 거주 의무 

정부는 또 서울 및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신청 시까지 2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만 분양 신청을 허용키로 했다. 투자 목적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만 해서는 앞으로 분양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소유자에게 조합원 자격이 부여됐다. 국토부는 오는 1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개정해 이후 조합설립인가 신청 사업부터 적용키로 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재건축 부담금 사례도 공개됐다. 국토부는 강남 5개 단지의 조합원 1인당 재건축 부담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평균 4억4,000만원에서 5억2,000만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갭투자 차단 위해 전세자금대출보증 기준 강화 

갭투자 방지 대책도 다수 쏟아졌다. 모든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주택 가격과 상관없이 6개월 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 주택으로 전입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 넘는 아파트를 새로 구입하는 경우는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되고, 전세대출을 받은 후 투기과열지구의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사면 전세대출이 즉시 회수된다. 이전 기준은 ‘9억원 초과’였다. 또 주택 임대사업자는 개인이든 법인이든 모든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법인을 통한 주택 투자 세금도 강화된다. 현재 개인과 법인 구분 없이 납세자별로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앞으론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해 개인에 대한 세율 중 최고세율을 단일세율(3%, 4%)로 적용한다.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종부세 공제가 폐지되고, 법인의 조정대상지역 내 신규 임대주택에 대해서도 종부세가 과세된다.

정부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과 송파구 잠실 스포츠ㆍ마이스(MICE)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인근 지역 집값이 들썩이자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ㆍ대치ㆍ청담동 전역(총 14.4㎢)을 향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주거용 토지는 2년간 실거주용으로만 이용할 수 있고, 2년간 매매나 임대가 금지돼 사실상 ‘갭투자’가 원천 금지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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