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는 UPF40 정도의 기능성을 가진 티셔츠, 카디건, 모자 등의 ‘UV 프로텍션 웨어’를 출시했다. 이런 제품들은 자외선을 90% 가량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 제공

수년 전 미국의 의학 저널에 게재된 이래 오래 회자되며 보는 이에게 충격을 주는 사진이 있다. 얼굴 한쪽이 빠르게 노화된 남성의 사진이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25년 간 트럭을 운전하면서 운전석 창문에 가까운 쪽의 얼굴 피부가 다른 쪽에 비해 심하게 주름지고 늘어졌는데 이는 자외선에 보다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른 폭염이 찾아오면서 연일 자외선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미세먼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 경각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지만, 자외선은 피부 노화는 물론 피부암의 주요 원인인 만큼 과다 노출을 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피부의 적’ 자외선, 네 정체가 뭐니? 

자외선은 자외선C(UV-C)와 자외선B(UV-B), 자외선A(UV-A)로 나뉜다. 자외선C는 지면에 도달하기 전 오존에 흡수되기 때문에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자외선B와 자외선A는 강렬한 기세로 지면에 도달해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B는 봄과 여름에 걸쳐 양이 증가하는데, 단기간에 피부 표면에 흡수돼 붉은 기와 염증을 유발한다. 또 색소 세포가 멜라닌을 과잉 생산하도록 해 기미나 색소 침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외선A는 지면에 내리쬐는 자외선의 약 90%를 자치한다. 커튼을 친 실내나 태닝한 유리창도 통과할 정도로 파장이 길어서 피부 속인 진피층까지 도달한다. 장기간 자외선A에 노출되면 피부 톤이 어두워지고 주름이 깊어지며 피부 탄력도 떨어진다.

자외선은 피부 미용 차원을 넘어 건강을 위해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피부암 발생률은 지난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는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자외선이 꼽힌다.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소인 셈이다. 아이들의 경우 성인보다 피부층이 얇기 때문에 자외선에 더욱 취약하다. 더구나 지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도 있어 성인보다 평균적으로 1.5배 더 많이 노출된다. 18세 이전에 너무 많은 양의 자외선에 노출되면 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자외선 과다 노출을 피하면 백내장을 20% 정도 예방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자외선 차단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껏해야 선크림과 같은 제품을 피부에 바르는 정도다. 이들 화장품에는 자외선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표시로 ‘SPF’와 ‘PA’를 쓰고 있다.

SPF는 자외선B 차단 효과를 나타내며 1부터 50+까지의 지수로 표기된다. SPF20이라면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피부가 햇볕 탓에 빨갛게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0배 길다는 의미다. 그만큼 장시간 야외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PA는 자외선A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수치로, PA+에서 PA++++까지 4단계로 나뉜다. +가 많을수록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선크림 같은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을 흡수하거나 빛을 산란한다. 하지만 자외선을 일정량 이상 흡수하면 차단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여러 번 덧발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자외선을 반사(위 사진)하거나 흡수하는 기능을 넣어 피부를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 의류. 유니클로 제공
 ◇입는 자외선 차단제가 있다고? 

회사원 손정은(31)씨는 무더운 여름이 가장 두렵다.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서 피부가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면 빨갛게 달아오르고 염증이 생기기 일쑤다. 자외선 차단제는 2~3시간마다 덧발라줘야 해 번거롭다. 그래도 요즘은 자외선 차단이 되는 옷이 출시돼 고민이 다소 해결됐다. 자외선 차단 기능의 티셔츠나 카디건, 모자 등은 손씨의 생활필수품이 됐다.

과거에는 ‘래쉬가드’처럼 야외에서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제품에만 자외선 차단 기능이 더해졌지만, 이제는 매일 입는 의류에도 자외선을 막는 전문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자외선 반사 섬유’와 ‘자외선 흡수 섬유’를 사용한다. 자외선 반사 섬유는 광학적으로 자외선을 튕겨내는 원료를 섬유에 포함해 물리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높은 빛 굴절율을 이용해 자외선 반사 효과를 줘 피부 침입을 막아내는 방식이다. 자외선 흡수 섬유는 자외선을 흡수해 열 에너지 등으로 전환시켜 그 활동을 소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런 기능성 의류들은 자외선AㆍB를 90% 이상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능성 의류의 자외선 차단 효과는 ‘UPF’ 지수로 표시된다. 옷감의 자외선AㆍB 차단 지수로, 맨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와 비교하는 지표다. 선크림의 SPF 지수처럼 1~50+로 표시하지만, 두 지수는 서로 무관하다. UPF는 맨살이 자외선 공격에 견딜 수 있는 시간인 15분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UPF30의 옷이라면 맨살의 30배, 즉 7시간30분(15분×30배) 동안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는 의미다. 보통 면 티셔츠가 UPF5~9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니클로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담은 ‘UV 프로텍션 웨어’를 출시해 UPF15부터 50+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티셔츠와 카디건, 외투, 모자 등 총 40여 종에 이른다. 대부분의 제품은 UPF40 정도의 기능성을 갖췄다. 유니클로 측은 “UV 프로텍션 웨어는 원단 짜임 및 소재 특성에 따라 반사와 흡수 등 자외선 차단 가공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옷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식은 친환경적 측면에서도 환영 받고 있다. 휴양지 팔라우에서는 올해 산호초에 유해한 화학성분을 사용한 자외선 차단제 등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 사용을 금지했다. 이런 화장품을 바른 채 바다에 들어가면 해양이 오염된다는 것이다. 멕시코 자연보호구역 내에서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수 없으며, 하와이 역시 내년에 유사한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조애경 WE클리닉 원장은 “피부 건강을 위해 매일 꼭 지켜야 하는 기본 원칙 중 하나가 바로 자외선 차단”이라며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하기 30분 전에 바르고, 자외선AㆍB가 모두 차단되는 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원장은 “특히 5~6월은 자외선이 강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피부를 장시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성 의류나 양산으로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