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90년대 대졸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장은 대기업의 종합상사였다. 세계를 상대로 다양한 상품을 거래해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수출역군 이미지가 강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대기업 계열사들이 직접 수출입을 담당하며 종합상사의 위상이 달라졌다. 2000년대 들어 역할이 줄어든 종합상사들은 자원 개발에 눈을 돌렸고 지금은 또다른 신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바로 신생(스타트업) 기업 발굴이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요즘 종합상사의 중요한 일이 됐다. 대표적인 곳이 LG상사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상사는 최근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전담 조직을 꾸리고 스타트업 육성업체(액셀러레이터)에 지분을 투자했다. 스타트업 발굴 전담조직은 위워크 서울 선릉점에 둥지를 틀고 액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에 30억원을 투자해 지분 3%를 확보했다. LG상사 관계자는 “무역이나 자원 개발 등 기존 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스타트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2013년 출범한 퓨처플레이는 지금까지 인공지능(AI), 로봇, 건강관리(헬스케어) 등 100개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한 전문 육성업체다. 퓨처플레이에 따르면 이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 총액은 약 1조11억원이다. 퓨처플레이는 ‘테크업 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모레퍼시픽, 만도, 농심 등 대기업들과 스타트업 협업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LG상사는 스타트업 전담조직에 ‘레거시(기존 사업)를 잊으라’는 특명을 내렸다. 내부에서 기존 사업 위주로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외부로 눈을 돌리라는 뜻이다. 스타트업과 투자업체(벤처 캐피털), 육성업체들이 모여 있는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도 같은 이유다.

따라서 LG상사는 퓨처플레이와 함께 새로운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하고 육성하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LG상사 관계자는 “종합상사의 자산인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타트업의 해외 판로를 뚫어줘 함께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LG상사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의 트윈타워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3,000억원을 스타트업 발굴 및 IT솔루션 등 신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 3일 한글과컴퓨터와 정보기술(IT) 솔루션 수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상사 관계자는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한컴그룹의 IT솔루션과 기술을 수출하고 건강관리(헬스케어) 사업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LG 베이징 트윈타워 전경. LG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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