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스에서 열린 제91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 후보 점심 모임에 오스카상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오스카도 두 손을 들었다. 내년 열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이 두 달 뒤로 미뤄졌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내년 2월 28일에 열기로 했던 제93회 아카데미상시상식을 4월 23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극장들이 폐쇄된 상황에서 시상식을 원활하게 치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조치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연기되기는 이번이 네 번째다. 1938년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홍수가 나면서 처음으로 연기됐고, 1968년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암살 사건,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여파로 시상식이 미뤄졌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연기는 미국 정부가 지난 3월 15일 전국 단위로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리면서 어느 정도 예감됐다. 드라이브인 극장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 극장들이 모두 영업을 중단하면서 개봉 영화도 사실상 사라졌다. AMPAS는 지난 4월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등 온라인 개봉한 영화도 심사대상으로 넣겠다고 발표했다. AMPAS는 시상식을 두 달 연기함과 동시에 내년 수상 대상작 자격을 2020년 1월 1일부터 2021년 2월 28일 개봉한 영화로 변경했다. 전통적으로 아카데미상은 시상식이 열리기 이전 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미국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수여돼 왔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연기는 영화 관련 다른 시상식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전망이다. 골든글로브상을 비롯해 연말연시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각종 영화상 시상식은 아카데미상 일정에 맞춰 열리고 있어서다. 영화사들의 ‘오스카 레이스’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시상식의 계절’을 거치며 작품상과 감독상 등 오스카 4관왕에 오른 드라마가 내년엔 재현될 가능성이 작다.

일정은 연기됐지만 시상식 장소는 여전히 할리우드 돌비극장이다. 중계방송사는 미국 ABC로 올해와 동일하다. AMPAS는 “녹화방송이나 무관객 가능성은 분명하게 없다”고 밝혔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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