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영국 런던 워털루역 인근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 도중 패트릭 허친슨(가운데)이 극우시위자로 추정되는 백인 남성을 들쳐 메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 도중 한 흑인 남성이 극우 과격주의 시위자로 추정되는 백인 남성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채널4와 BBC방송 등은 14일(현지시간) 개인 트레이너로 일하는 패트릭 허치슨과 일행들이 전날 런던에서 열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에서 시위대간 충돌로 부상을 입은 백인 남성을 구해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부상 당한 남성은 극우 시위자로 추정된다고 채널4는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극우 과격주의자들도 인종차별 반대시위와 같은 시간에 의사당 인근 의회광장에 집결했다. 이들은 의회광장에 놓인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을 인종차별 시위대로부터 지키기 위해 모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집회 장소를 구분했음에도 양측 시위대 중 일부가 트래펄가 광장에서 워털루역으로 향하는 길에서 충돌하며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 백인 남성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졌고, 지나가다 이를 발견한 허치슨 일행이 현장에 뛰어들어 그를 들쳐 메고 나온 것이다. 이후 해당 장면이 로이터통신 사진을 통해 알려지면서 영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

허친슨은 BBC에 “내가 데리고 나가던 순간에도 일부 사람들은 그를 계속 때리려 했다”면서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바닥에 쓰러졌고 우리가 개입하지 않으면 그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사실만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백인 남성을 들쳐 멘 사진을 올리고 “흑인과 백인의 대결이 아니라 우리 모두와 인종차별주의자 간 대결”이라며 “우리는 서로 도왔고 곤경에 처한 이들을 보호했다”고 썼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의 주범인 데릭 쇼빈과 함께 기소된 다른 미국 경찰관 3명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채널4와의 인터뷰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당시 곁에 있던 다른 세 명의 경찰관들이 내가 했던 것처럼 개입했다면 플로이드는 지금 살아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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