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자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 속에서 저항하고 있다. 워싱턴=AP 워싱턴

이달 초 최루탄을 동원해 백악관 인근 시위를 해산시킨 사건과 관련 백악관 측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해당 결정 중 많은 부분은 백악관이 내리지 않았고 시위대 해산 결정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내린 것”이라면서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경찰을 향해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 행위를 했고 경찰은 해산 조치 전 세 차례 경고했다는 주장이다.

강경 대응 기조도 굳건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미국은 폭도에 맞서 행동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아래에서 건물이 불타고 150개의 연방건물이 훼손되는 일, 경찰관 750명의 부상 등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주변을 채웠던 시위대가 최루탄으로 강제 해산한 직후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까지 걸어가 성경을 들어 보이면서 사진 촬영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자신의 ‘사진찍기 쇼’를 위해 평화적인 시위를 하던 시민들에게 최루탄을 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시위로 최루탄 사용 자체도 화두로 떠올랐다. 워싱턴뿐 아니라 조지아주 애틀란타, 워싱턴주 시애틀 등에서 사용하면서 과잉 진압 논란이 터져 나와서다. 앞서 지난 4일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당국이 최루탄을 사용한 게 시위대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정부 당국자들을 고소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벌어진 시위라 최루가스가 더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루가스를 흡입한 사람들이 기침을 하고 마스크를 벗게 돼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논란 속에서 최루탄 제조사 사파리랜드와 이 회사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 두 곳의 수익이 트럼프 재임 기간에 급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CBS방송은 이날 연방정부 지출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지난 3년 반 동안 정부 납품으로 1억3,700만달러(약 1,644억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정부에서 같은 기간 얻은 수익(약 8,300만달러ㆍ996억원)보다 60%이상 많은 규모다.

자밀 다콰르 ACLU 인권 프로그램 국장은 “그간 최루탄 제조사들의 안전 책임 문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법 집행기관의 사용 기준에 논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최루탄 사용 관련 논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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