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주사 설립을 추진 중인 태영건설이 정부로부터 SBS 등 미디어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승인 받았다. 향후 SBS와 자회사들의 거취에 따라 노사 간 갈등도 예상된다.

1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제32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최근 태영건설이 사전승인을 신청한 SBS미디어홀딩스 최다액출자자 변경 안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SBS의 실질적 대주주인 태영건설 측은 지난 1월 ‘TY홀딩스’라는 새 지주회사를 만들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이 같은 조치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와 그룹 지배권 강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TY홀딩스’ 설립은 9월로 예정돼 있다.

개편안 대로 되면 기존 태영건설은 ‘TY홀딩스’의 자회사가 되고, SBS의 지주사인 ‘SBS미디어홀딩스’도 ‘TY홀딩스’ 아래로 편입된다. SBS 입장에선 이중으로 지주사의 지배를 받는 셈이다. 문제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손자회사가 보유한 기업(증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손자회사가 되는 SBS는 12개 증손회사 지분을 모두 확보해야 하는데, 자금문제와 더불어 SBS M&C와 같은 일부 자회사는 방송광고판매대행법에 따라 원천적으로 지분 전체 소유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새 지주회사 체계로 간다면 SBS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들을 다른 회사로 이전하는 등 조치가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이런 이유에서 SBS 노조는 새 지주사 설립 논의가 나왔을 때부터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방통위 결정 직후 SBS 노조는 성명을 내고 “승인 불허를 외쳤던 노조와 시민사회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라며 “대주주의 사익추구에 면죄부를 주지 않으려면 방통위의 철저한 감독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승인 조건으로 △방송과 경영의 분리 원칙 준수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의 해소 △SBS의 재무건전성 부실 방지를 위한 경영 계획 마련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태영그룹 측은 6개월 내에 이행을 위한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방통위는 연말에 예정돼 있는 SBS의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 때 이행 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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