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괴롭힌 아이 쫓다 스쿨존서 자전거 추돌, CCTV 정면 영상 SNS 확산경찰, 수사팀 구성…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민식이법 적용 여부도 주목
피해 학생이 차량에서 내린 운전자(차량 뒤)에게 허리를 숙이는 장면.

경북 경주경찰서가 스쿨존에서 발생한 SUV차량의 어린이 자전거 추돌 사고와 관련 27일 합동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교통범죄수사팀은 물론 형사팀으로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며 “주변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목격자 증언 등 증거 수집을 통해 고의사고 여부 규명에 수사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수사팀은 피해자 측 주장뿐만 아니라, 사고 전반에 대해 종합적이고 면밀한 수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어린이가 가해 운전자의 자녀와 어떻게 다퉜는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며 “소문에 떠도는 가해 운전자의 분노조절장애 관련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25일 경주시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SUV 차량이 초등학생이 타고 가던 자전거를 추돌한 바 있다. 이 사고로 다친 초등학생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 학생 측은 ‘사고를 낸 여성이 자신의 딸(5)이 (사고 피해자를 포함한)초등생 2명이 괴롭힌다는 연락을 받고 화가 나 쫓아가 고의로 추돌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해자인 40대 여성 운전자는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우리 아이를 왜 괴롭혔는지를 묻기 위해 잠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며 “그냥 자전거를 타고 가버려 뒤따라 가다가 사고를 냈을 뿐 고의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 한국일보]경주-스쿨존-사고. 강준구 기자

특히 이날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CCTV에서 촬영된 영상이 올라와 논란을 더욱 키웠다. 사고 순간을 정면에서 촬영한 것으로, 피해 어린이가 차에 깔릴 뻔한 장면이 포함됐다. 또 넘어졌던 피해 어린이가 일어나 가해 여성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듯한 모습도 담겼다.

고의냐 실수냐,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살인미수 특수상해죄, '민식이법' 위반 등 다양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교통사고 전문인 한문철 변호사는 “코너에서 너무 급하게 핸들을 꺾다가 아이를 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미수는 해당 사항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의 딸을 때린 초등생을 급하게 뒤쫓다가 실수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운전자의 급한 성격도 사고 배경으로 거론된다. 운전자는 사고 전날에도 자신의 딸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속이 상했던 차에 또 다시 2명의 남자 어린이가 딸을 괴롭히자 참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만큼 3월 25일 개정, 시행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일명 민식이법) 적용 여부도 가릴 예정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민식이법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고, 고의성이 확인되면 형법을 적용해 운전자를 입건 할 방침”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 수위가 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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