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 뉴스1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배후설’을 제기한 방송인 김어준씨를 향해 이 할머니가 직접 “다시는 그런 얘기 말라”고 했음에도, 김씨가 27일 또다시 기획설을 띄웠다.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7~8명이 협업했다는 보도가 있던데 누구 말이 맞는 거냐”고 물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씨를 “걸어다니는 음모론”이라고 칭하며 “냄새 좋아하니 방송 그만두고 인천공항에서 마약탐지견으로 근무하면 좋겠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김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할머니 기자회견문은 본인이 작성한 것이고, 수양딸은 할머니의 생각을 대신 정리했다고 하는데, 7~8명이 협업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질문을 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김어준씨가 같은 프로그램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며 배후를 의심하자, 이 할머니 수양딸 A씨는 “어머니 구술을 문안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직접 밝혔었다. 이 할머니 역시 전날 JTBC 인터뷰에서 “(나는) 무식한 사람이지만 기자회견문은 제가 읽다 쓰다, 이러다 썼다. 옆에 딸 있으니 이대로 똑바로 써달라고 했다”며 김씨를 향해 “그런 것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것 아니다. 다시는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 중 손수건으로 얼굴을 훔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김씨는 “정신대와 위안부는 과거 용어만 혼용됐을 뿐인데 이 할머니가 왜 강제징용(정신대) 문제에 위안부 문제를 이용했다고 화가 나신 건가, 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한 적이 없는 일로 할머니가 분해하는 건가”라고 물으며 “왜곡된 정보를 누군가 할머니께 드린 건 아니냐”고 거듭 말했다. 그는 할머니의 주장이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것과 비슷하다며, 기자회견 배후에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앞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를 ‘간첩몰이’에 빗대기도 했다.

김씨가 이 할머니를 방송의 소재로 삼고 배후론까지 제기하자, 진중권 전 교수는 “음모론 소재 삼을 게 따로 있지. 이런 문제까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김씨를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사실이 아니라 상상의 왕국에 거주하는 자들이니까. 상상력에 죄를 물을 수는 없다. 일종의 3류 문화콘텐츠”며 “근데 질리지도 않나. 뻔한 내용, 소재만 바꿔서 끝없이 우려 먹는데 ‘냄새가 난다’ 킁킁 냄새 좋아하니 방송 그만두고 인천공항에서 마약탐지견으로 근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당한 판타지를 진지하게 믿어주는 바보들이 안 됐다. 방송사에서도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돈과 청취율 아니겠냐”고도 꼬집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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