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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을 청와대로 영전시킨 ‘자칭 페미니스트’ 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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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을 청와대로 영전시킨 ‘자칭 페미니스트’ 문재인 정부

입력
2020.05.26 18:23
수정
2020.05.26 19: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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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곧 비서관급 인사…홍보기획 한정우·춘추관장 김재준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연합뉴스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연합뉴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내정됐다. 지난해 1월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서 물러난 지 1년 4개월 만이다. 행정관 사퇴 당시 그는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보도에 “제 자리가 아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의전을 총괄하는 1급 핵심 비서관이 결국 ‘탁현민의 자리’였던 셈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 입성한 탁 위원은 2007년 쓴 책에서 여성을 대상화하고 여성 혐오적 관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실이 밝혀져 시민사회에서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았고, 이듬해 행정관을 그만 뒀다. 그런 인사가 영전해 청와대에 복귀한다는 사실을 놓고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탁 위원은 이르면 이번 주 의전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승진 복귀한다. 그는 문재인 정부 내내 문 대통령 참석 행사를 기획했고, 기획력에 관한 한 여권에서 인정 받았다. 문제는 그의 여성 혐오 전력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책에서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여중생 한 명을 섹스로 공유했다. 좋아하는 애가 아니었기에 어떤 짓을 해도 별 상관이 없었다” 등 저열한 성인식을 드러냈으나,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탁 위원을 요직에 거듭 발탁하는 것은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페미니즘 정부’라는 어젠다의 진정성도 도마에 올랐다. 여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꾸릴 여유도 없이 임기를 시작해야 했던 정권 초기와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정권의 틀이 잡힌 시점에 탁 위원이 아니면 안 되는 의전이 어떤 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탁 위원의 재발탁으로 문 대통령의 ‘위험한 신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2017년 정현백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 탁 위원의 행정관 사퇴를 청와대에 건의한 사실을 공개하며 “그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좀 무력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탁 위원은 지난해 6월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제가 쓴 책 내용과 저의 공직 수행은 거리가 있다고 봤다. 저를 공격하는 부분에는 또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행정관을 그만 둘 수 없었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정치적 공세로 치부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국민소통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과 춘추관장 등 비서관 인사도 조만간 단행한다. 홍보기획비서관에는 한정우 현 춘추관장이, 춘추관장에는 김재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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