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 때 아베 정부는 안전하다 했다” … 서명에 2,882명 동의 
일본 후쿠시마현 고교 2년생이 코로나19 속 온라인에서 휴교 연장 서명 운동을 벌여 2,882명이 동의했다. chage.org 캡처

일본 후쿠시마현 고교 2년생(16)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휴교 연장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2주 만에 3,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처럼 청소년들을 움직인 것은 9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험이 작용했다고 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 현내 일부 고등학교는 신학기인 4월 개학을 했다. 하지만 당시 현내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던 상황. 서명을 주도한 학생(아이디 HeRuDaN)은 “(코로나 19속) 등하교시 버스와 기차로 통학하는 게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5일부터 서명운동 시작을 시작했다. 학생은 “지금 개학을 하면 그 동안 휴교했던 의미가 없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면 개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후쿠시마현 초·중·고등학교의 휴교 연장 서명에 한 사람이라도 더 참여해 달라”며 “어느 정도 서명이 모이면 후쿠시마 현에 서명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과 2,882명이 서명에 동의했고 청원을 올린 학생은 이를 후쿠시마현 교육위원회에 보냈다. 서명 사이트에는 “소독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학식이 열렸다” “나가사키현에서 서명활동을 하고 있는데, 모든 현에서 휴교 연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각각 모은 서명을 정부에 제출하는 것은 어떨까”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고교생이 청원을 올리게 된 계기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전사고 당시 겪은 교훈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생이던 학생은 원전 사고 당시 방사능 피해에 대한 편견 등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다는 점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일본은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에 잠겼던 점도 피해를 키웠다고 배웠다”며 “행동하지 않으면 소중한 사람이나 물건을 지킬 수 없다고 느껴 서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명에 동참한 후쿠시마현 고교 3년생인 와타나베 메구(18)군도 “원전 사고 이후 건강에 영향은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지역에 불신을 초래했다”며 “정부의 말을 그냥 받아들여선 안 된다.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서명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달 16일 긴급사태 선언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후쿠시마현 공립고교는 21일부터 다시 휴교에 들어갔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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