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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수원시장 “향약ㆍ두레처럼, 어려움 나누는 시민의 힘 믿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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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수원시장 “향약ㆍ두레처럼, 어려움 나누는 시민의 힘 믿었지요”

입력
2020.04.30 01: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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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에 올린 시민 글 보고 

 재난소득 기부운동 첫 제안 

염태영 수원시장. 수원시 제공
염태영 수원시장. 수원시 제공


“전 우리 시민들의 저력을 믿었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재난기본소득 기부운동을 펼치고 나선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이 전혀 예상 밖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코로나19로 방역 관계자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저금통을 깨서 고사리 손에 들고 온 어린이, 노령연금 1년치를 쾌척한 어르신 등 미담사례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들 고생하는 의료진과 공무원,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 써달라는 뜻을 밝혔다.

그 중 한 시민이 지난달 24일 시홈페이지 ‘시장님 보세요’ 코너에 “재난소득을 받으면 기부해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글을 올린 것을 보고 염 시장은 지난 2일 재난기본소득 발표 자리에서 “착한 기부운동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1주일 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본격적으로 접수의 문을 열자 반응은 뜨거웠다.

시민 74%에 1인당 10만원의 재난소득이 입금된 지금까지 2억5,500여만원의 기부금이 접수됐다. 2,600명 가까운 시민이 자신이 받은 재난소득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되돌려 준 것이다.

시민들은 이외에 지난 26일까지 별도의 기부를 통해 9억6,000만원(460건)의 현금 및 물품을 시에 전달했다.

염 시장은 “처음에는 기부를 원하는 시민들에 안내나 잘해주자는 취지였다”면서 “시민들의 호응이 이렇게 뜨거워지고 나중에 국가정책으로 채택될 지 생각도 못했지만 실패할 거라는 예상도 전혀 안 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약이나 두레, IMF때 금모으기운동 등 우리민족은 어려울 때 서로 돕는 협동정신이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시민 84%가 재난소득을 신청했고 18만여명이 안 했는데 이중에는 더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고 신청을 안 한 분들도 상당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부운동을 ‘관제운동’이니 ‘불확실성에 기댄 정책’이니 비난하는 일부 시각이 있는 데 그것은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우리국민의 저력을 폄훼하는 것”이라면서 “이 운동은 시가 먼저 나선 것이 아니라 시민이 제안하고 시민들이 선한 의도로 펼쳐나가는 순수 민간운동”이라고 밝혔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염 시장은 드라이브스루, 생활치료센터, 안심귀가서비스, 시설격리 등 지방정부의 현장감 있는 정책이 K-방역을 세계의 성공모델로 부각시킨 것에 대해서도 자긍심을 표했다.

그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질병본부가 다양한 정책 경쟁을 펼치면서 우리사회가 또 한 단계 도약했다고 본다”면서 “코로나19로 지방정부의 창의력과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피해 복구는 시급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선별보다는 보편적 지급이 맞다고 본다”면서 “국가재난소득이 지급되기 시작하면 기부운동의 들불처럼 번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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