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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수줍은 듯 고개 내민 진달래

입력
2020.04.06 09: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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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자락 바위틈에 누군가 갖다 놓은 작은 불상 뒤로 진달래가 수줍은 듯 피어났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자락 바위틈에 누군가 갖다 놓은 작은 불상 뒤로 진달래가 수줍은 듯 피어났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숲길 곳곳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 등산객들에게 반갑다고 손짓을 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숲길 곳곳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 등산객들에게 반갑다고 손짓을 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숲길 곳곳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 등산객들에게 반갑다고 손짓을 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숲길 곳곳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 등산객들에게 반갑다고 손짓을 하고 있다.

완연한 봄이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자락 언덕배기를 조금 올랐더니 여지 없이 연분홍 진달래가 반겼다. 진달래꽃은 예쁘다기보다 서럽게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꽃이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 의 감성과 애환이 서려있어서 더더욱 그렇다. 진달래는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우리나라 방방곡곡 피어난다.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도 어김없이.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꿋꿋이 지켜온 우리 민족의 힘을 닮았다. 한때 진달래꽃을 무궁화 대신 국화로 지정하자는 논의가 있기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예전에는 봄에 피어나는 꽃들에 순서가 있었다.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꽃과 개나리가, 그 다음이 진달래와 벚꽃이 피었다. 언제부터 이 순서가 무의미해졌다. 요즘은 동시다발로, 그야말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내 진다. 퍼뜩 정신을 차리면 갑자기 녹음이 가득한 여름이 와 있을 터이다. 빨리 찾아와 너무 빨리 지나버린 봄이 아쉬울 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꽃들도 천천히 차례를 지키면서 우리 곁을 찾아오면 좋으련만… 변하는 자연의 이치를 우리가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전국적으로 진달래가 군락지가 많다. 그 중에서도 서울과 가까운 인천 강화도 고려산에는 해마다 이맘때면 산 정상을 뒤덮은 진달래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코로나19)으로 인해 축제가 취소되고 11일부터 출입 통제에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꽃이 진달래꽃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집 근처 산책길, 아스팔트 길옆 화단, 동네 어귀에 자투리 땅에서도 어렵사리 발견할 수 있다. 그 곳에서 연분홍 진달래가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다.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숲길 곳곳에 수줍은 듯 고개 내민 진달래가 등산객들을 반기고 있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숲길 곳곳에 수줍은 듯 고개 내민 진달래가 등산객들을 반기고 있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숲길 곳곳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 등산객들에게 반갑다고 손짓을 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숲길 곳곳에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 등산객들에게 반갑다고 손짓을 하고 있다.
나무들 사이로 수줍은 듯 고개 내민 진달래.
나무들 사이로 수줍은 듯 고개 내민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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