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 위치한 셰일 원유 생산 현장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급감까지 겹친 석유, 가스 등 에너지 업계를 지원할 방안을 찾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요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정부 지원책을 논의할 예정이나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제한돼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백악관에서 엑손 모빌, 쉐브론, 컨티넨탈리소스 등 미국 최대 석유 및 가스 회사 CEO들과 만나 석유파동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 추세 속에서 국제 유가 하락이 이어지며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8%(0.17달러) 내린 20.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9.90달러까지 떨어지며 20달러 선을 내주기도 했다. 1월 50달러대와 비교하면 심각한 하락폭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동맹’이 깨지고 항공 등 산업이 멈추며 석유 수요도 급감해 쓰러지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석유가스 기업 화이팅석유는 2억6,2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상환하기로 돼 있었지만 코로나19 대혼란을 버티지 못하고 이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화이팅석유의 파산 신청은 미국 에너지 업계에 닥칠 줄도산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북미 주요 은행들은 보고 있다. 현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지만 자금 조달 비용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심각하지만 미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정부의 적극적 조치에 대해 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지원이나 시장 개입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해럴드 햄 컨티넨탈리소스 창립자 등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정부가 개입해 수입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텍사스주 원유 생산량을 제한하는 식의 정부 개입을 요청하고 있는 반면, 엑손과 셰브론 등 대기업들은 정부 개입이 광역 경제를 지탱하는 것보다 효율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 보조금이나 산업별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고 국제유가 정상화 효과도 현실적으로 이끌어 내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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