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비상 국무위원 워크샵에서 대통령을 포함한 장ㆍ차관급 이상 공무원들이 앞으로 4개월간 급여 30%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21일 총리실이 밝혔다. 연합뉴스

대통령과 장ㆍ차관 등 고위 공무원의 ‘월급 30%반납’ 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어려운 국민과 고통분담을 하겠다는 취지이다. 이것이 지방자치단체장과 공기업 사장ㆍ임원에도 확대되자 범공직사회에 대한 임금 동결 이야기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사실 민간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한발 앞서 보여져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대되고 장기화 됨에 따라 세계경제가 동면 상태나 다름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에도 이미 희망퇴직, 무급 휴직, 순환 휴직, 임원 급여 삭감 등에 이어 ‘구조조정’이란 일자리가 없어지는 제살깎기 방안까지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가능한 곳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영세한 중소 여행사, 자영업자 등은 직원 해고는 물론이고 폐업에 이른 곳도 상당하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대규모 일자리 쇼크는 필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솔선수범 하는 모습은 위기극복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겨내기 위한 동참을 이끌어낸다는 측면에서 아주 적절한 방식을 택한 것 같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100만여명에 달하는 공무원 전체에까지 급여동결 ‘압박’이 확대되는 것이다. 세금이야 늘 걷어지는 것인데 굳이 하위직급 공무원 봉급까지 낮출 필요가 있을까?

여기에 숨어있는 ‘진짜’ 문제는 ‘근로자나 공무원 등의 급여가 국제적 경쟁력과 생산성 대비 적정한가’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놓여있는 환경, 시장, 그리고 수출경쟁력, 심지어 최저임금까지 포함하여 고려 했을 때, 과연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인가, 또는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가. 이런 논란은 계속 있어왔다.

이제 세계적인 경제 대공황 앞에 생존을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비상한 시국에는 비상한 생각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생산성 문제부터 재조명 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전 국민이 한시적으로라도 허리띠를 졸라 메고 위기를 기회(이와 같은 세계적인 대혼란에 최종 승자로 살아남고 오히려 이를 발판 삼아 국가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좋은 기회로 쓰여진다면)로 삼아, 전 국민의 근로소득의 국가적 급여반납 운동이 펼쳐진다면 어떨까. 그러면 우리는 어떤 길을 가게 될까.

검소와 절약도 필요하고 소비와 경제활동도 필요하다.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급여수준, 생산성, 경쟁력이 생존무기이다.

첫째, 급여의 십시일반이 쉽지 않다면 부분 부분에서 시행하고 그 외에서는 각각이 가진 능력과 생산성을 가일시(加一匙)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생명수이다. 임금경쟁력 확보가 첫걸음이다.

둘째, 노동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 고용이 흔들리고 있다. 이제 고용이 경직되면 회사는 망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선행 될 수 있도록 노동여건(고용탄력성)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기업이 존속해야 노조도 주주도 있다. 기업이 쓰러지면 일자리도 없어진다. 그 피해는 결국 근로자이자 소비자 이자 주주이기도 한 국민의 피해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선택지는 많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우리의 몫이다. 국민 모두가 동참하여 국가적 경쟁력을 염두에 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킨다면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어떤 선택이던 당장은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 될 것 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현명하고 슬기로운 결정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다. 물론 이 자체가 “쇼”로 끝나서는 안된다. ‘진정성 있는 고통의 분담’이 무엇인지 다 같이 생각해 볼 때이다. 안되면 한시적이라도 상상을 뛰어넘을 발상이 필요하다. 이제 세계 생존 경쟁의 혼돈 시대이다. 두렵지만 다같이 절망을 나누고 희망의 끝을 향해 가자. 내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ㆍ성균관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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