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휴교령은 ‘아직’…학부모 반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6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유럽 주요국이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는데 비해 미온적이었던 영국 정부가 16일(현지시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모든 불필요한 만남을 금지하고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해 최고 3개월간 격리를 명하는 등 대응 수단의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통신,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는 16일 최고의학보좌관이자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 패트릭 발란스 최고과학보좌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존슨 총리는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긴급하지 않은 접촉을 금지하고 불필요한 이동과 여행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앞으로 술집과 클럽, 극장을 비롯한 각종 공연장의 출입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 심각한 건강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이번 주말부터 시작해 12주일(3개월) 동안 모든 사회적 접촉을 차단하고 격리시킨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같은 고위험군으로 70세 이상 고령층, 임신부 등을 언급했지만 이들을 모두 12주일 동안 격리시킬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지금까지 영국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유럽 국가들이 취하고 있는 강력한 대응책, 즉 학교 폐쇄나 국경 폐쇄, 대형 행사금지 같은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꺼려 왔다. 너무 초기에 가혹한 조치를 시행할 경우 앞으로 2~3개월 뒤의 피크 시기에 견디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번 발표 이전까지는 국민에게 손을 자주, 잘 씻고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는 사람은 1주일 동안 외출하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정도만 발표했다.

하지만 16일 기준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543명, 사망한 사람이 53명에 이르는 등 감염증 확산이 급증하자 존슨 총리도 방향을 선회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발표에서 영국의 확산 속도가 너무도 빨라져서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5~6일새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한 가정에서 누구든 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 환자가 나오면 전 가족이 14일 동안 집안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또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앞으로 매일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정보를 브리핑하기로 했다.

존슨 총리는 앞으로 대형 집회 같은 행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더 이상 경비나 비상구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노골적으로 이를 금지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또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학교에 대해서는 계속 수업을 하도록 허용해 발표 직후 또다시 학부모들의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이번 발표 이후 런던 웨스트 엔드의 모든 극장들은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런던 극장협회는 산하 20여개 극장들의 결정을 밝히면서 29만명의 생계가 달린 문제여서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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