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특정 지역 봉쇄? “효과도 없고 현실성도 없어” [영상]

알림

특정 지역 봉쇄? “효과도 없고 현실성도 없어” [영상]

입력
2020.02.20 18:08
0 0

 황승식 교수 “TK지역 방역 실패라기 보다 개인의 행동에서 비롯 측면” 

19, 20일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해당 지역을 봉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봉쇄 조치 시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이득이 없고, 봉쇄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못 박았습니다.

황 교수는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봉쇄 조건이 가능한 게 몇 가지 있는데 인구 규모가 제한적이어야 되고 그렇게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확산보다 훨씬 커야 된다”며 “대구 인구가 몇 명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이동하는 인구가 몇인데 봉쇄가 가능하지도 않고 자칫 그렇게 봉쇄하게 되면 이동할 수 없는 장애인, 환자, 이런 분들만 남아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이어 “만약 봉쇄를 한다고 하면 아주 초기에 절대적인 통제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마지막으로 고민도 해볼 수 있겠지만 이 나라 같이 교통ㆍ통신이 원활한 상황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이라고 전했습니다.

황 교수는 “이런 주장이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되면 대구ㆍ경북 지역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심어주게 되는 것”이라며 “책임 있는 사람들이 그런(봉쇄)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는 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황 교수와 나눈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사실 한동안 추가 코로나 감염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서 이대로 진정되나 싶었는데 하루 이틀 사이에 수십 명이 그것도 수도권이 아닌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코로나 확산, 대응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볼 수 있나요?

- 그렇죠. 조금 (확진자가) 안 생기고 있을 때도 이대로 잦아 들 거라고 보기 보다는 이제 지역 사회 감염이 생기지 않아야 될 것이다, 그렇게 예상을 했었는데 보시는 대로 아쉽게도 발생을 했네요. 대구 지역에서.

Q. 지금 대구 지역에서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 그 이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특별히 다른 점이라기 보다는 이번에 구체적인 역학 조사 결과를 확인 해봐야 하긴 할 텐데 이 분이 아마도 서울지역, 수도권에 왔을 때 아마 감염이 돼서 (대구 지역을) 갔을 가능성이 높고요.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하긴 그렇지만 그 분이 교회에서 아주 밀접한 증상이 있는데도 예배를 볼 때 밀접 접촉자도 많고 그런 환경에서 확산이 된 셈인 거죠. 만약 이 분이 수도권에 그 동안 발생했던 환경하고 비슷한 형태였다면 수도권에도 그런 형식으로 (확진자가) 생겼을 거예요. 대구ㆍ경북이라는 지역적 특성이라기 보다는 제 생각으로는 확산시킨 그 분의 어떤 개인적인 특성들이 확산에 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Q. 대응의 측면에서도 이전에는 수도권 중심에 집중적인 대응이 가능했는데 지역이 넓어지면서 대응책은 어떻게 변할지

- 그 전 확진자 중에도 16번 환자 사실 광주였죠. 그때 대응이 사실 비교가 돼요. 그 때는 의료진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키트나 이런 게 아직 진단 시약이 없던 당시였는데도 조금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해서 환자 모녀 분 격리를 해서 확산이 제한됐는데 만약 광주에서도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면 지금과 비슷한 일이 광주에서 먼저 생겼을 거거든요. 이번 대구 환자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가 꼬인 셈이죠.

환자분이 교회 가서 많은 분들과 접촉도 했지, 한방병원에서 검사 받아보라고 권유는 했는데 검사를 거부 했지 이런 저런 일이 동시에 생기면서 확산이 된 셈이죠. 그런 위험들은 그 전에도 상존했던 거죠. 그 상황에 대처하는 대처 능력이 제가 보기엔 특히 일선 의료인들이 의원급, 중소병원급 의료진들이 어떻게 노력하냐에 따라서 막을 수도 있고 확산시킬 수도 있구나 이런걸 경험한 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그 전에는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하루에 두 명, 세 명 소수라서 추적 발견이 가능했는데 이번엔 놓친 한 분 통해서 하루 이틀 사이에 수십 명이 발견된 상황 이걸 방역에 허점, 실패라고 볼 수 있나요?

- 방역의 실패라고 보진 않고요. 방역 대책은 마찬가지 방식으로 진행을 한 건데 넓은 의미의 방역으로 다 본다면 실패라고 볼 수도 있지만 기존 해왔던 방식의 단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 경우는 개인의 어떤 행동, 약간에 일탈에 가까운 행동인데 그 부분을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의료 시스템이죠. 의료 시스템에서 커버가 잘 안돼서 확산된 거라 저는 방역의 실패라는 판단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

Q. 현재 실시간 검색어 상에서 지역 봉쇄에 대한 언급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현재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지역을 봉쇄하자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법적으로도 일단은 감염병 대책으로도 만만치 않고요. 그리고 이게 그런 봉쇄를 통해서 조건이 가능한 게 몇 가지가 있는데 인구 규모가 제한적이어야 되고 그렇게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확산보다 훨씬 커야 되는데 대구가 인구가 몇 명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이동하는 인구가 몇인데 봉쇄가 가능하지도 않고 자칫 그렇게 봉쇄하게 되면 이동할 수 없는 장애인, 환자, 이런 분들만 남아있지 않겠어요? 재난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게 되는 거죠. 만약 그런 일을 한다고 하면 아주 초기에 입국하는 상황에서 절대적인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고 지역과 통로 통제가 가능할 때는 마지막 상황으로 고민도 해 볼 수 있겠지만 이 나라 같은 이동과 교통과 통신과 인구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이면 가능할 수도 있죠.

Q. 인구 규모나 현재 같은 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상황에서 비현실적이라고 볼 수 밖에

- 저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전문가 의견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죠.

Q. 분리와 고립 형태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나오고 있잖아요. 이런 분리와 고립 형태의 조치가 감염병 확산에 유효한가요? 어떻게 보시나요?

- 정보가 충분하고 그렇게 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뚜렷하고 그랬을 때는 초창기에 택할 수 있는 거죠. 지금은 이미 잠복기인 상태에서 다 이동하고 들어오고 이러는데 지금 차단한다고 한들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게 아주 폐쇄된 사회나 아주 작은 규모에 이동 사회 이런 부분일 때는 쉽게 생각하고 있는 건데 그렇지 않으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시점에서 그런 주장이 나오는 건 저는 매우 잘못 주장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자칫 정치적, 외교적으로 문제가 되는 주장인 거죠. 방역이라는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있는 문제라고 저는 절대 생각 안 합니다. 그런 주장이 한 발짝만 더 나아가게 되면 그쪽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이런 부분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게 되고 대중들은 쉽게 그런 부분에 동요하게 되거든요. 책임 있는 사람들은 그런 주장을 해선 공개적으로 하는 건 대단히 잘못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코로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요?

- 시급하다기 보다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계속 해야죠. 지금 잠시 인력들도 지치고 그렇게 됐는데 그 부분 방역 당국에 대한 인력 지원 부분들이 부족하고 이렇게 됐거든요. 방역 당국에 대한 지원들이 시급하게 확보돼야 하고 개인들도 지금 특히 대구 같은 경우 확산이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그걸 직접 실천에 옮기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개인 위생의 중요성들을 강조해서 대중들에게 지나친 불안과 이런 부분을 하지 않더라도 개인 위생은 더욱 철저하게 강화하는 부분을 해야 되고 방역 당국에는 이제 한 달이 넘어가니까 다들 지치거든요. 일주일 까진 어떻게 버티는데 한달 넘어가게 되면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인력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제도, 예산을 정부에서 챙겨주셨으면.

Q. 번외 질문, 대구 31번 확진자 ‘슈퍼전파자’라고 볼 수 있나요?

- 지난번 메르스 이후로 그 용어를 쓰지 않기로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 자체를 썼는데 그게 결국 개인한테 책임을 묻는 형태로 사회가 가기 때문에 그건 더 이상 공개적으로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자주 언론에서 그 용어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학술적으로는 10인 이상에게 감염 시키면 그런 조건에 맞다고 판단하는데 학술적으로는 맞습니다. 그 용어를 언론이나 대중에게 쓰면 그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형태로 귀결이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언론에서 표현을 자제해주셨으면.

Q. 그 분의 특정 종교, 지역, 나이, 행동 같은 부분을 혐오하는 그런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 보건학계 관점에선 있어서 안 되는 거죠. 개인적으로야 ‘(31번 확진자가 그렇게 안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할 수 있지만 결과론이잖아요. 결과론이라서 문제는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그 사람에게 지금 혐오 표현을 쏟아내 봤자 국가나 지역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뭐가 있을까요. 그거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