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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일출 보러 탔던 ‘정동진 해돋이 열차’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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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일출 보러 탔던 ‘정동진 해돋이 열차’ 없어진다

입력
2020.02.17 15:26
수정
2020.02.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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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청량리-정동진 무궁화호 다음달 2일부터 운행 중단

대신 동해역까지 가서 셔틀열차 갈아타면 정동진 갈 수 있어

정동진 해돋이.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동진 해돋이.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제 야간 열차 타고 정동진 일출 보러 가기 불가능해져요. 3월 2일부터 정동진 가는 KTX가 생겨서 3월 1일이 마지막 무궁화호 기차래요”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된 글이다. 기차 여행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코스가 된 정동진행 해돋이 열차가 다음달 1일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중단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안타까워하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연인이랑 새벽 열차 타고 6시간 걸쳐 떠나던 데이트 코스였는데. 이제 그 낭만을 느낄 수 없게 됐네”(dg********), “밤새 달려서 새벽에 도착해 해 뜨는 거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sp*****) 등 추억이 사라진 것에 아쉽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사실 확인 결과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정동진역에 도착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다음달 1일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멈추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무궁화호 심야 열차를 타고 정동진 일출을 보러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정동진역에 도착하는 무궁화호 열차는 다음달 2일부터 노선 변경으로 동해역까지만 운행된다. 때문에 앞으로 무궁화호를 타고 정동진을 찾는 이용객들은 동해역에서 셔틀 열차를 이용해 정동진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셔틀 열차는 동해역에서 정동진역까지 이동 시간은 약 10분쯤 소요된다.

17일 코레일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새벽에 동해역에 내리면 15~20분 뒤 정동진역으로 출발하는 셔틀 열차가 있다”며 “새벽 시간대 승객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배차 간격이 설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동진행 무궁화호가 없어진다는 표현보다는 그 노선이 변경된다는 것이 더 맞다”며 “동해역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도 기존처럼 심야 시간에도 이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동진을 종착역으로 하는 무궁화호 열차 대신 다음달 2일부터 정동진역에 서는 KTX가 운행된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이 열차는 정동진역까지 약 2시간이 걸린다. 기존 청량리역에서 약 6시간이 걸리던 무궁화호에 비하면 이동 시간이 4시간이나 단축된다. 운행 시간 단축으로 편리함과 신속성은 늘었지만 다소 느리게 이동하는 무궁화호만의 여행 감성을 즐기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많다.

직장인 박모(45)씨는 “추억의 ‘정동진 무궁화호 해돋이 열차’가 멈춘다니 마음이 싸~아~하다”며 “대학 때 연인들의 사실상 ‘무박2일’ 데이트 코스(자정에 갔다가 새벽 해 뜨는 거 보고 낮에 서울로 돌아오는)의 상징 같은 존재였는데 그게 없어지다니”라며 아쉬워했다. 박씨는 “꼭 연인이 아니어도 친구들하고 무작정 ‘바다 보러 가자’고 하면 대표적으로 꼽히던 곳이 정동진이었다”며 “특히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정동진 역이 나오고 ‘고현정 소나무’라 이름 붙은 소나무 한 그루가 대단한 인기를 끌기도 했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 ‘모래시계’ 한 장면. 고현정이 연기한 주인공 ‘윤혜린’은 정동진역에서 기차를 타고 광주로 가려다 경찰들에게 잡혀간다. SBS 캡처
SBS 드라마 ‘모래시계’ 한 장면. 고현정이 연기한 주인공 ‘윤혜린’은 정동진역에서 기차를 타고 광주로 가려다 경찰들에게 잡혀간다. SBS 캡처

정동진이 해돋이 명소가 된 건 1995년 방영된 SBS 드라마 ‘모래시계’ 덕이 크다. 1962년 11월 여객과 화물을 취급하는 간이역이던 정동진역은 이용객 발길이 줄어들며 한때 문을 닫는 것까지 고려됐다. 그러다 94년 드라마 ‘모래시계’의 성공으로 이용객 발길이 늘어나며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배우 고현정씨가 연기한 여주인공 ‘윤혜린’이 정동진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경찰에게 잡혀가던 장면은 시청률 43.9%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정동진역을 찾는 이들도 늘어 났고 카페, 리조트, 박물관 등이 생겨나면서 정동진역 일대는 관광 명소가 됐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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