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여파 개학해도 등교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7일 요가 강사가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저우=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대부분 초ㆍ중ㆍ고등학교가 겨울방학을 마치고 17일 개학한다. 베이징의 경우 66개 대학 가운데 18곳의 학사일정도 시작된다. 하지만 등교는 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돼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그런데 본격 시작도 하기 전에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교사들도 짜증이 나긴 마찬가지다. 학습 능률은 고사하고 자칫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가중돼 면역력이 떨어진다면 감염 위험이 높아져 낭패다. 이에 교육당국은 전례 없는 저자세로 학생들을 달래며 어떻게든 학사일정을 소화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광둥성 교육당국은 13일 “초ㆍ중등학교 온라인 수업이 매 과목당 20분을 넘기면 안 된다”고 발표했다. 또 학습 진도를 천천히 진행할 것, 문제를 어렵거나 이상하게 출제하지 말 것,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습시간을 안배하고 휴식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배려할 것 등을 강조했다. 중학교 1학년만 해도 오전 7시 30분부터 하루 9교시 수업에 방과후 숙제가 산더미 같은 중국의 주입식 교육을 감안하면 학생들이 모처럼 대우를 받는 셈이다.

교육당국이 조심스런 이유는 학생들의 반발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듣고 싶은가’라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응답은 9만9,000명에 그친 반면 ‘아니오’라는 답변은 이보다 4배에 가까운 38만6,000명에 달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12일 전했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기피 이유로 △정상 등교할 때보다 숙제가 훨씬 많고 △주변 소음 때문에 집중할 수가 없고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시력이 나빠지고 △인터넷 접속이 여의치 않은 지방 학생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신종 코로나에 맞서 건강과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차대한 만큼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강제하기도 어렵다. 알리바바가 지난달 24일 개설한 온라인 건강서비스는 24시간 만에 접속자가 40만 건에 육박했다. 이후 시간당 평균 3,000명이 상담을 문의하고 있다. 이 중 90% 이상은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내용이다. 더구나 중국 근시 인구가 6억명이고 청소년 근시는 부동의 세계 1위인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집 안에 틀어박혀 모니터를 들여다보라는 건 과도한 요구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온라인 학습 플랫폼에 2억명이 동시 접속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등 기술적 문제도 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를 꺼놓고 수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사전교육 없이 학교에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지급해 학생들을 가르치라고 떠미는 통에 실수 연발이다. 특히 자가격리가 무작정 길어지면서 중요성이 부각된 체육 과목의 경우 비좁은 집 안에서 어떻게 수업에 참여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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