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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자들은 ‘먹방’ 대신 향연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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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자들은 ‘먹방’ 대신 향연을 즐겼다

입력
2020.02.13 18:00
수정
2020.02.13 18:4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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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누엘 칸트와 그의 친구들이 식탁에서 논쟁을 하는 모습을 그린 에밀 되르스틀링의 그림(1892년). 갈라파고스 제공
이마누엘 칸트와 그의 친구들이 식탁에서 논쟁을 하는 모습을 그린 에밀 되르스틀링의 그림(1892년). 갈라파고스 제공

특정한 문제를 두고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는 심포지엄은 고대 그리스 철학가들이 즐겼던 향연에서 유래했다. 식사와 음주, 2부로 기획된 향연에서 술을 마시며 하는 모임을 심포지엄이라고 했다. 철학자들의 대화는 이 심포지엄에서 꽃을 피웠다. 플라톤(BC 428~348)의 ‘향연’도 거기서 비롯됐다.

책은 현대판 향연이다. 음식을 둘러싼 철학적 논쟁이 펼쳐진다. 캐나다 퀘벡 출신 철학자 노르망 바야르종(62)이 고대 철학자들을 동원해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일에서 시작해서 다이어트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섭생과 관련된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주제들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와인을 시음할 때 유독 복잡한 표현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지, 식탐은 정말 죄악인지, 요리를 하나의 예술로 간주해도 될지, 육식은 비윤리적인 것인지,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이다. 식탐, 미식, 채식 등 먹는 행위와 관련한 고민들은 이미 수 천년 전부터 있었다.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식탐이라는 악행은 음식으로부터가 아니라 이성으로 규제되지 않는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정의했다. 핀다로스(BC 518~438)는 “본래대로 채식주의자가 되라, 그러면 평화로운 가운데 식사를 하게 되리라’고 일찌감치 채식을 주장했다.

철학자의 식탁

노르망 바야르종 지음

갈라파고스 발행ㆍ300쪽ㆍ1만7,200원

음식과 관련한 깊은 철학적 탐구를 시도하지만 무겁지 않다. ‘식탁에서 나누면 좋을 대화 주제’를 소개하고 음식에 얽힌 재미난 일화와 유명인의 요리법을 곁들여 재미를 더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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