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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규 감독 “혹사는 있을 수 없는 얘기”, 박지수 “문제 다들 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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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규 감독 “혹사는 있을 수 없는 얘기”, 박지수 “문제 다들 알 것”

입력
2020.02.11 16:14
수정
2020.02.11 16:5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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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고 돌아온 여자농구 대표팀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그토록 바랐던 1승을 거두고 2020 도쿄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지만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불거진 ‘혹사 논란’에 사령탑은 항변하기 바빴고, 선수는 감독과 다른 입장임을 에둘러 꼬집었다.

이문규 대표팀 감독은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혹사는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장기전도 아니고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한 경기라도 이겨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너 나 할 것 없이 죽기 살기로 해야 했다”고 반박했다.

대표팀은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승 제물’로 삼았던 영국을 잡고 조 3위(1승2패)로 4개 팀 중 상위 3팀에 주어지는 도쿄행 출전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극단적인 ‘주전 농구’로 이 감독의 선수 운용이 도마에 올랐다. 영국전에는 12명의 엔트리 중 6명만 출전했다.

여자농구 대표팀 이문규 감독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농구 대표팀 이문규 감독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이슬(하나은행) 박혜진(우리은행) 김단비(신한은행)는 40분 풀타임을 뛰었다. 대표팀의 대들보인 박지수(KB스타즈)도 풀타임 가깝게 코트를 지켰다. 경기 막판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역전 위기까지 몰렸지만 가까스로 이겼다. 영국전 이후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치른 중국전에도 대패하는 동안 주전 선수들이 지나치게 많이 뛰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감독은 “5명의 환자(부상 선수)를 둔 감독 입장에선 상대가 막판에 좁혀올 때 마음 졸이면서도 나머지 선수들로 분위기를 바꿔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선수들이 국내 리그 경기에서도 40분을 다 뛴다. 혹사보다도, 영국을 이기기 위해서 죽기 살기로 했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농구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 데 대해선 “사실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기사를 읽지 못했는데, 주위에서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들었다”며 “이번만큼은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해 여자농구를 부흥하려고 했던 게 선수들 생각이다. (여자)배구가 먼저 티켓을 따 와 정신적 부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이 감독은 “(재신임은) 모르겠다. 제가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올림픽 본선에 대해선 “1승 하기도 벅찬 게 사실이다. 영국을 상대로 그랬던 것처럼 1승을 위해 맞춤형 농구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견해를 밝혔다.

여자농구 대표팀 박지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농구 대표팀 박지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령탑은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했다고 했지만 정작 도쿄행의 주역인 박지수는 “이번 경기를 통해 문제가 있었던 것은 다들 아실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또한 “1승이 목표였지만 프로팀이 아니라 대표팀이기 때문에 12명 모두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에둘러 말했다. 중국전 완패에 대해선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서 뛰는 게 좀 많이 창피하다고 느껴졌다”며 “그렇게 질 일도, 선수도, 경기도 아니었었는데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것에 아쉬움이 컸고 화도 났다”고 털어놨다.

대한민국농구협회를 향해서도 박지수는 올림픽 본선을 위해 지금보다 더 나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지수는 “일본이나 중국은 대표팀이 1년 정도 모여 훈련을 하고 외국에서 친선경기도 하는데, 우리는 우리끼리만 운동한다”면서 “국내 남자 선수들과 경기할 때도 있지만 그걸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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