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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 탐방으로 누리는 국립공원

입력
2019.12.26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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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새로운 기술로 국립공원을 보다 손쉽게 누리고자 하는 수요는 지속적으로 커져 가고 있으며, 탐방객들의 요구에 따라 공원 정책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설악산 토왕성폭포. 최흥수 기자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새로운 기술로 국립공원을 보다 손쉽게 누리고자 하는 수요는 지속적으로 커져 가고 있으며, 탐방객들의 요구에 따라 공원 정책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설악산 토왕성폭포. 최흥수 기자

우리는 눈으로 천불동계곡의 비경을 담고, 귀에 닿는 물소리에 마음이 뻥 뚫린다. 코로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입으로 약수를 머금는다. 오감으로 느끼는 자연은 늘 우리에게 감동과 행복을 선사한다. 우리는 늘 자연을 접하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고 싶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항상 뒤따른다.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자연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국립공원공단에서는 재미있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게임이나 SNS에 중독된 청소년을 대상으로 IT기술을 활용한 국립공원 탐방프로그램을 선보인 것.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셀프탐방 서비스와 가상현실(VR)을 이용한 국립공원의 비경 체험에 의외로 많은 청소년들이 호응했고, 높은 관심과 몰입도를 보였다. 청소년들이 국립공원을 비롯한 자연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IT와 같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제공이 필요했던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본 자연이 가장 흥미로웠던 것이다.

내 손안에서 펼쳐보는 국립공원의 비경.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국립공원의 비경을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국립공원 셀프탐방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한산대첩이 재현되는가 하면, 경주국립공원에 있는 석굴암 감은사지 등 역사유적지의 복원과정을 확인할 수도 있고, 설악산국립공원의 숨은 비경인 토왕성폭포의 아름다운 사계를 감상할 수도 있다. 증강현실이 실사와 그래픽이 조합을 이뤄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하는 반면, 가상현실은 현실에서 육안으로 접할 수 없는 진귀한 영상을 제공한다.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입체적인 영상으로 국립공원의 비경들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 국립공원 야영장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다. 새들의 천국 홍도의 경이로운 자연환경과 다도해해상 백도, 여서도, 거문도의 수중 3D 파노라마 영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영상뿐만 아니라 음향을 통한 멀티미디어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국립공원 내 희귀 동식물을 포함한 각종 생태자원을 멀티미디어북을 통해 생생하게 접할 수 있으며,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서 힐링을 체험할 수 있다.

IT기술은 재미있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국립공원의 탐방이용 형태를 분석해 다양한 정책을 만들기 위한 길잡이 노릇을 하기도 한다. 공단은 국립공원 이용과 관련한 다양한 빅데이터를 축적 분석하여, 국민에게 맞춤형 탐방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를 활용해 탐방객 밀집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사전 정보제공으로 탐방객 분산을 유도하고, 탐방 이용량에 기반을 둔 시설물 입지와 규모를 산정하며, 샛길이용을 방지하여 자연자원을 보호하고 탐방객 조난예방 등 국민 안전에도 기여하는 등 국립공원 탐방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새로운 기술로 국립공원을 보다 손쉽게 누리고자 하는 수요는 지속적으로 커져 가고 있으며, 탐방객들의 요구에 따라 공원 정책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최신기술을 통해 공원 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지만, 첨단기술의 홍수에서 벗어나고자 공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공단도 신기술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과, 첨단기술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장소 제공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다양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기술을 통해 국민의 삶이 윤택하게 되고 자연을 접하는 방법이 현명해 진다면 분명 그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일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지속적인 혁신이 가져오는 국립공원의 새로운 변화가 사뭇 기대된다.

김종완 국립공원공단 혁신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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