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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뉴스] 지금 카페는 일회용컵 전쟁중?

입력
2018.08.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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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부터 카페 안에선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된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정부의 방침인데요. 단속 첫날부터 전국 카페 곳곳은 혼란에 빠졌다고 합니다. 머그컵이 부족해 종이컵에 찬 음료를 담거나, 고객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실내 손님에게 플라스틱컵을 내주기도 했다는데요. 현장의 목소리를 한국일보가 들어봤습니다.

제작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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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 김모(23)씨에게 주문을 하던 손님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아니, 땀 좀 식히고 나간다니까요. 조금만 앉아 있다가 바로 갈 거예요.”  실랑이 이유는 이날부터 단속을 시작한 ‘일회용 컵’이었습니다.

결국 아르바이트생은 ‘일회용 컵에 담아달라’는 성화에 못 이겨 결국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내주고 맙니다.   “작은 카페라 동네 단골 손님이 중요한데, 컵 때문에 다투기 싫어 손님 요구에 모두 맞추려고 하죠 뭐" 

지난 2일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국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의 일회용 컵 남용 단속을 본격 시작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이 모호하다는 비판에 부랴부랴 시행을 하루 늦췄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하루종일 점원도 고객도 우왕좌왕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강남역 인근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한 송모(26)씨. 송씨는 실내에 자리를 잡았는데도 플라스틱 컵에 담긴 음료를 받았습니다.  “왜 유리잔에 받을 것인지 묻지 않았냐고 하니까, 점원은 “물어보는 것을 깜빡 했다”고 하더라구요." 습관적으로 플라스틱컵을 내던 아르바이트생들이게도 바뀐 방침은 아직 생소하기만 합니다. 

업주들은 어떨까요?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냅니다. “정책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화장실만 잠시 쓸 거다, 곧 나갈 거다’라 말하며 일회용 컵을 고집하는 고객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습니다.” (마포구 연남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권모(30)씨) 

대형 프랜차이즈카페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계도 기간이던 7월 한달 동안 본사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철두철미 준비를 해 와서입니다.  한 프랜차이즈는 단속에 앞서 매장에 비치한 유리컵을 전년 대비 20~30% 늘렸습니다.  

“본사에서 지난달부터 교육을 해 큰 혼선은 없어요” 카페 아르바이트생 김모(32)씨. 하지만 호기로운 장담이 무색하게도, 매장에 비치된 유리잔 80개가 소진되자 상황은 바뀝니다. 미처 설거지를 하지 못하자, 차가운 음료를 종이컵에 담아주는 촌극이 벌어집니다. 

이와같은 상황을 고려해 아예 차가운 음료를 담는 ‘전용 종이컵’을 만든 프랜차이즈카페도 있습니다. 탐앤탐스는 7월부터 안쪽이 코팅된 종이컵에 차가운 음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종이컵은 단속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컵을 덮는 뚜껑은 플라스틱이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정책 취지는 무색합니다.  “손님이 몰려 컵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을 때만 종이컵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탐앤탐스 관계자

정밀한 가이드라인없이 과태료를 내걸고 등장한 플라스틱컵 규제, 폭염 탓에 음료 수요가 급증하는 지금 혼란은 더해 가고만 있습니다. 

원문 이혜미 기자

제작 박지윤 기자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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